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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역사, 삼성전자가 써 나간다

by 현상아 2006. 12. 7.

매년 6월 미국 하와이와 일본 교토에서 교대로 열리는「VLSI 심포지엄」. 인텔, NEC, IBM, 도시바 등

    세계 유수 반도체 업체들이 참여하는 세계적 권위를 가진 반도체 관련 학회다.


삼성전자가 이 학회에서 첫 논문을 발표한 게 1988년이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를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03년.
삼성전자는 이 학회에서 논문 21건이 채택되며 최다 논문 선정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4년 연속 최다 논문 선정 기업으로 떠올랐다.
올해 학회에서도 삼성전자 논문은 인텔과 도시바를 합한 논문 수(17건)보다 많은 19건이 채택됐다.


이제 세계 반도체 업계는 매년 이 학회에서 삼성전자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한다.
삼성전자가 이 학회에서 발표하는 「기술」들을 2~3년 후 「현실」로 바꿔나가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50나노 1기가 D램이 대표적 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RCAT(Recess Channel Array Transistor), SEG(Selective Epitaxial Growth)라는

혁신적인 삼차원 입체 트랜지스터 구조 신기술을 업계 최초로 동시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D램 셀의 트랜지스터를 삼차원 방식으로 제작해 면적을 최소화함으로써 집적도를 더욱 높이는 신개념 기술이다. 이는 이미 3년 전인 2003년 6월 VLSI 학회에서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삼성 독자 기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기술은 이제 D램을 하는 회사라면 사용하지 않고서는 제품 구현이 곤란할 정도로 D램 업계에서는 표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1992년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당시 삼성전자 이사)은 한국인 최초로 VLSI 기술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며 이러한 꿈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반도체 관련 학회 주도


270여 개 회원사에서 24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 표준기구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

JEDEC는 반도체 제품의 전기적 특성에서부터 패키지 기술 표준, 신뢰성 표준 등 반도체 전반에 대한 표준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기구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이 기구에서 삼성전자는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나 이제 `JEDEC는 삼성전자 없이는 움직이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삼성전자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2003년 JEDEC가 수여하는 최고 상인 `Award of Excellence`를 수상했다.

DDR S램, DDR2 S램 등 표준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JEDEC는 2004년부터는 삼성전자를 아예 회장사로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차기 D램 시장을 이끌 신규격 D램인 JEDEC 표준 DDR3를 업계에 첫선을 보이며 반도체 분야 기술 종주 회사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새 기술 표준 학회 개척

 

이제 삼성전자는 더 큰 그림 그리고 있다.

새로운 제품과 기술별로 별도 기술 표준화 단체를 설립하고 글로벌 스탠더드 개척자를 자처한 것이다.

MIPI, MMCA, SEMATECH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2004년 인텔 ST마이크로 텍사스인스투르먼트 노키아 모토롤라 ARM 등과 함께

 `MIPI(Moblie Industry Processor Interface)`를 발족했다. 모바일 반도체 시장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MIPI는 모바일 관련 인터페이스 기술 표준화단체로 자리잡고 있다.

79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인텔 노키아 모토롤라 등과 함께 이사회 멤버로 단체를 주도하고 있다.

같은 해에는 플래시메모리카드 국제 표준을 논의하는 MMCA(Multi Media Card Association) 의장사를 맡아 메모리카드 표준화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MMCA에서는 210개 회원사가 의장국인 삼성전자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인텔 IBM 텍사스인스투르먼트 필립스 등이 소속돼 있는 반도체업체간 공동연구 컨소시엄 SEMATECH에 가입했다.

 

 

신시장 창출로 기선 제압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확고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를 응용한 제품을 개발하며 신종 디지털기기들을 탄생시켰다.

대표적인 예가 낸드플래시를 내장한 휴대폰. 2002년 노어플래시가 휩쓸던 휴대폰 메모리 시장에 낸드플래시를 적용하며 `뮤직폰` 등 대용량 메모리폰 시대를 열었다.

올해에는 발상 전환을 통해 낸드플래시를 PC(SSD PC)에까지 적용했다.


SSD(Solid State Disk)는 자기 디스크와 구동 장치로 구성된 기존 HDD(Hard Drive Disk)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만으로 구성된 PC 보조기억장치다.

외부 충격에 의한 데이터 손실 방지, 고속 데이터 입출력, 초저전력, 무소음 등을 구현해 획기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SSD 노트북PC는 낸드플래시가 이끄는「플래시토피아」시대를 열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창규 사장은 2002년 「반도체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ISSCC 학회 기조연설을 통해 메모리 신성장론과 게임기시장 급속 확대를 예측한 바 있다.

황 사장 예측대로 메모리가 발전해 「황의 법칙」은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메모리 업계 공식이 됐다.

 

게임기시장은 엔터테인먼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전준영 상무는 "앞으로도 시장 변화 흐름을 예측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하기 위해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해 반도체 업계 리더 자리를 굳건히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매일경제, 2006.11.29 17: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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