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빙하 덮였던 곳에 웬 섬이…”"
[동아일보]북극 탐험가 데니스 슈미트(60) 씨는 지난해 9월 그린란드 동부지역을 탐험하다가 예전에 못 보던 섬을 발견했다.
40년간 북극을 탐험한 슈미트 씨는 믿기지 않아 지도를 꼼꼼히 살펴봤다. 하지만 지도에는 분명 빙하로 뒤덮인 반도로 표시돼 있었다.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섬이 생긴 것. 슈미트 씨는 이 섬을 ‘온난화 섬(Warming Island)’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심각한 지구 온난화에 따라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북극 지방의 해안선 모양이 바뀌고 있다고 16일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급속한 빙하의 해빙은 30∼40년 뒤가 아니라 바로 발등의 불이다. 북극에선 새로운 섬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는 탐험가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탐험가 윌 스테커 씨도 지난해 8월 북극해의 스발바르 제도에서 새로운 섬을 발견했다. 불과 2년 전에 찾았을 때만 해도 거대한 빙하로 덮인 지역이었다. 그는 “새로운 발견에 흥분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류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도 제작자들에게는 재앙이다. 덴마크의 지도 제작자인 한스 젭센 씨는 “관측할 때마다 새로운 섬이 생긴다”며 “지도가 출간되자마자 현실과 달라 쓸모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북극 그린란드 지역의 빙하량은 260만 km³에 이른다. 과학자들은 다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을 7m가량 높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스발바르대의 칼 보길드 박사는 “그린란드 빙하는 매년 333km³가량 녹고 있다”며 “연안지대에서는 해빙 속도가 최근 2, 3배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같이 빠른 해빙은 몇 년 전까진 전혀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다. 알래스카대 마틴 트러퍼 교수는 “최근까지도 빙하가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트러퍼 교수는 “불가능해 보이던 현상을 지금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에 세계가 함께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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