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의 상처

가끔 아내의 전력을 의심해 시집 올 때 처녀 여부를 알아내는 방법이 없는가를 물어오는 신경증 남성들이 비뇨기과를 찾아온다. 물론 섹스의 현장을 보지 않고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인 의사들의 태도다. 요즘처럼 섹스에 대한 관념이 느슨해지고 남성 또한 꼭 처녀만을 고집하지 않는 사회에서 아내의 처녀 여부에 집착하는 남편은 거의 볼 수 없지만 간혹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남편들이 나타나 가정을 시끄럽게 만들고 애꿎은 비뇨기과 의사까지 못살게 군다. 그러나 의학적 관찰에 따르면 연애시절의 섹스에 의한 외상(外傷)은 여성 쪽이 훨씬 더 크고 명료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여성이 혼전에 어떤 섹스를 했는지도 정신·신체적 관찰에 의해 어느 정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정신의학 쪽에서는 첫 성교가 주는 충격을 특별히 초야외상(初夜外傷)이라고 이름 짓고, 특히 정신적 손상에 대해서 꾸준히 연구하며 그 손상의 심각성에 관해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었다. 실제로 필자도 그 정신적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해 평생을 불감증으로 번민하는 여성을 본 적이 있는데 전국적으로 보면 그 발생률이 결코 낮지 않을 것으로 추리한다. 한편 육체적 손상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첫 성교를 스무스하게 끝냈는가, 아니면 여성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강행됐는가에 의해 처녀막의 상흔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일본 학자의 연구발표다. 그 발표자는 아즈미 요시히토라는 의사인데, 그는 513명의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3명은 첫 성교를 경험한 연월일과 더불어 구체적 사실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성교 때 생기는 처녀막 손상의 형태도 섹스의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여성의 처녀막은 첫 성교 때 발기한 페니스가 진입하면서 만들어진 손상이 출산 때까지 변하지 않으며, 그 후 여러 남자와 섹스하더라도 첫 섹스 때 만들어진 모습을 간직한다고 주장했다. 첫 성교로 협곡이 파열되며 진입 루트가 일단 확보되면 그 루트를 따라서 성기 결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차후 섹스에서 외음부에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따라서 질구의 생김새를 보면, 첫 성교의 파트너와 여성의 태도가 어떠했는가를 한눈에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실례를 들면 합의에 의해 성교를 한 경우 처녀막에 1~8곳의 열구가 생기지만, 여성이 마지못해 소극적인 태도로 성교를 했을 경우에는 그 찢김새가 4개 이상 생기며, 섹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성이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수동적으로만 일관했을 경우에는 3개 이하의 열구를 갖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한다. 한데 강간과 다름없는 폭력적 섹스에서는 열구가 의외로 단 한 군데 뿐이고 처녀막의 하단까지 더 깊게 찢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고 말했다. 바로 이런 사실을 참고하면 여성이 과거 보이 프렌드와 어떤 관계였는지 추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미혼 남녀에게 순결교육 등의 어설픈 성교육보다 ‘성교의 과학’이란 면에서 좀 더 수준 높은 내용을 강의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아즈미 박사도 현대 여성의 첫 성교 연령을 조사한 결과 16세부터 크게 증가하고, 18세를 고비로 감소한다고 밝히면서 그는 최근의 흐름은 여성이 16세부터 초교 연령에 진입하므로 이 시기를 경계로 좀 더 세부적인 성교육의 실시가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무시할 만한 이런 신체적 손상보다 정작 우리가 신경을 써서 주목할 것은 정신적인 외상이다. 우리가 섹스에서 얻는 정신적 손상은 여성 쪽이 더 크다고 믿고 있는데, 사실은 남성 쪽의 멘털리티에 관한 손상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섹스를 잘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여성기 손상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인해 섹스에 대한 정신적 부담이 가중된 까닭이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먼 훗날 발기부전증이나 조루증, 성감부전증 등을 유발하는 케이스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자라고 섹스에 아무렇게나 임해도 무방한 것은 결코 아니다. [곽대희 피부비뇨기과 원장]

 

Good Actual Cond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