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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지금여기

나아가세나 존자가 말 하는 무아

by 현상아 2007. 3. 10.

나아가세나 존자가 말하는 '무아'

"미린다팡하"의 내용


윤회(輪廻)의 주체는 전생(轉生) 하지 않는다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사람이 죽었을 때 윤회의 주체가 저 세상에 옮아감(轉移)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옮아감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어찌하여 그럴 수 있습니까.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한 등에서 딴 등에 불을 붙인다고 합시다. 이런 경우 한 등이
딴 등으로 옮아간다(轉移)고 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윤회의 주체가 한 몸에서 딴 몸으로 옮아감이 없이 다시 태어
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그대가 어렸을 때, 어떤 스승(詩師)으로부터 배운 시를 기억(회상)합니까.
"
"그렇습니다.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시는 스승으로부터 그대에게로 옮긴(轉移)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몸이) 옮김 없이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무아설(無我說)은 윤회(輪廻)의 관념과 모순되지 않는다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재생한 자와 사멸(死滅)한 자는 동일합니까, 또는 다릅니까."
"동일하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습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대는 일찍이 갓난애였고, 유약한 애였고, 꼬
마였고, 등에 업혀 있었습니다. 어릴 적 그대가 어른이 된 지금 그대와 같습니까."
"아닙니다. 어릴 적 나와, 지금 나와는 다릅니다."
"만일, 그대가 그 어린애가 아니라면, 그대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또 선생도 없었다는
것이 됩니다. 학문이나 계율(戒律)이나 지혜도 배울 수 없었다는 것이 됩니다. 대왕이
여, 잉태 후 첫 7일 동안의 어머니와, 셋째 7일 동안의 어머니와, 넷째 7일 동안의 어
머니가 각각 다릅니까. 어릴적 어머니와 어른이 되었을 적 어머니가 다릅니까. 지금
배우고 있는 자와 이미 배움을 마친 자가 다릅니까. 죄를 범한 자와 죄를 범하여 손발
이 잘린 처벌을 받은 자가 다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존자여, 무엇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장로는 대답했다.
"내 자신은, 등에 업힌 연약한 갓난 아이적 나와 어른이 된 지금의 나와 같습니다. 모
든 상태는 이 한 몸에 의하여 하나로 포괄(包括)되어 있는 때문입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주십시오."
"여기 어떤 사람이 등불을 켠다고 합시다. 그 등불은 밤새도록 탈것입니까."
"그렇습니다. 밤새도록 탈것입니다."
"그런데, 대왕이여, 초저녁에 타는 불꽃과 밤중에 타는 불꽃이 같겠습니까."
"아닙니다."
"또, 밤중에 타는 불꽃과 새벽에 타는 불꽃이 같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렇다면, 초저녁의 불꽃과 밤중의 불꽃과 새벽의 불꽃은 각각 다르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불꽃은 똑 같은 등불에서 밤새도록 탈것입니다.
"대왕이여, 인간이나 사물의 연속은 꼭 그와 같이 지속됩니다. 생겨나는 것과 없어지
는 것은 별개의 것이지만,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지 않고 동시에 지속(순환)되는 것입
니다. 이리하여 존재는 동일하지도 않고 상이(相異)하지도 않으면서 최종 단계의 의식
에로 포섭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우유가 변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짜낸 우유는 얼마 후엔 응유(凝乳)가 되
고, 다음엔 버터가 되고, 그 다음엔 버터기름으로 변해 갑니다. 만일 우유가 응유나
버터나 버터기름과 똑 같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왕은 그 말이 옳다고 하겠습니까
."
"아닙니다.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우유로부터 만들어진 것입니다."
"대왕이여, 인간이나 사물의 연속은 꼭 그와 같이 지속됩니다. 생겨나는 것(生)과 없
어지는 것(滅)은 별개의 것이지만, 서로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지 않고 동시에 지속됩
니다. 이리하여 존재는 동일하지도 않고, 상이 하지도 않으면서 최종 단계의 의식에로
포섭되는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윤회의 주체(主體)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무엇이 저 세상에 바꿔 태어납니까."
"명칭(名, 즉 인간의 정신 활동)과 형태(色, 즉 물질과 육체)가 바꿔 태어납니다."
"현재의 명칭과 형태가 저 세상에 바꿔 태어납니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의 명칭과 형태에 의하여 선이나 악의 행위(業 카르
마)가 행해지고, 그 행위에 의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명칭과 형태가 저 세상에서 바꿔
태어납니다."
"존자여, 만일 현재의 명칭과 형태 그대로 저 세상에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인간은 악업(惡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로는 대답했다.
"만일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인간은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
다. 그러나 대왕이여, 실은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한, 악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합
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남의 망고나무(암바) 과일을 훔쳤다고 합시다. 망고나무 주인
이 그를 붙잡아 왕 앞에서 처벌해 달라고 했을 때, 그 도적이 말하기를 `대왕이여, 저
는 이 사람의 망고를 따오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심은 망고와 제가 따온 망고와는 다릅니다. 저는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됩니
다.'고 한다면 왕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사나이를 처벌하겠습니까."
"존자여,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사람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무슨 이유로 그럽니까."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처음 망고는 현재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 망고에 대해서 죄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인간은 현재의 명칭과 형태에 의하여 선악의 행위가 행해지고,
그 행위에 의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명칭과 형태로 저 세상에서 새로 태어나는 것입
니다. 그러므로, 다시 태어난 인간은 그의 업(業)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
"다시 한 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남의 쌀이나 고구마를 훔쳤다고 하는 경우도 망고 과일의 경
우와 똑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추울 때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나서
불을 끄지 않고 가 버렸는데, 불이 번져서 남의 밭을 태웠다고 합시다. 밭 주인이 그
사람을 왕 앞에 데리고 와 처벌을 내려 달라고 했을 때, 밭을 태운 사람이 말하기를,
`대왕이여, 저는 이 사람의 밭을 태우지 않았습니다. 제가 끄지 않은 불과 이 사람의
밭 태운 불은 다른 불입니다. 저는 죄가 없습니다.'고 한다면 왕은 그 사나이에게 죄
가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존자여, 그러할 것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처음의 불을 원인으로 해서 일어난 다음의 불에 대하여 죄가 있
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인간은 현재의 명칭과 형태로 인하여 선행 악행을 하게 되고,
그 행위로 인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명칭과 형태로 저 세상에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
러므로 새로 태어난 인간은 그의 업(業)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등불을 가지고 자기 집 꼭대기 방으로 들어가 식사를 했는데,
등불이 지붕을 태우고 이어서 마을을 태웠다고 합시다. 마을 사람들이 그 사나이를
붙잡아 `당신은 어찌하여 마을을 태웠소'하고 물었습니다. 사나이는 `왜요, 나는 마을
을 불태우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식사를 하기 위하여 밝힌 불과 마을을 태운 불은 다
릅니다' 고 대답했습니다. 그들이 입씨름을 하다가 왕에게 가서 그렇게 말한다면 왕은
어느 쪽 말이 옳다고 하겠습니까."
"마을 사람들의 말이 옳다고 하겠습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마을을 태운 불은 그 사람이 식사하기 위하여 사용한 불
로부터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사람은 죽음과 함께 끝나는 현재의 명칭 형태와 저 세상에 다
시 태어나는 명칭 형태가 다르기는 하지만, 두 번째 것은 첫 번째로부터 나온 결과입
니다. 그러므로 악업(惡業)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또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나이가 한 소녀에게 구혼하여 값을 치르고 갔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소녀가 장성하여 묘령의 처녀가 되었을 때, 딴 사나이가 값을 치르고 결혼했다고
합시다. 먼저 사나이가 와서 `당신은 왜 나의 아내를 데리고 갔소'라고 따졌습니다.
나중 사나이가 `나는 당신의 아내감을 데려간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구혼하여 값을
치른 어린 소녀와 내가 구혼하여 값을 치른 신부는 딴 여성입니다.'고 대답했다고 합
시다. 그들이 입씨름을 하다가 왕 앞에서 재판을 요구한다면 왕은 어느 쪽을 옳다고
하겠습니까."
"먼저 사나이가 옳다고 할것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나중 사나이가 무슨 말을 하든 장성한 그 아가씨는 어린 소녀로부터 성장했기 때문입
니다."
"대왕이여, 그와 같습니다. 죽음으로 끝나는 현재의 명칭 형태와 저 세상에 다시 태어
나는 명칭 형태는 딴 것이긴 하지만, 저 세상 것은 이 세상 것에서 생겨 납니다. 그러
므로 악업(惡業)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소치는 사람으로부터 우유 한 병을 사서 그에게 맡기고 가면
서, `내일 가지러 오겠소'라고 했다고 합시다. 다음 날이면 그 우유는 응유(凝乳)로
변할 것입니다. 그 사나이가 와서 우유를 달라고 하므로 소치는 사람은 응유로 변한
그대로 내주었습니다. 사나이는 `내가 산 것은 응유가 아닙니다.
내 우유병을 내 주시오'라고 했습니다. 소치는 사람은 `나에겐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당신의 우유가 응유로 변했습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입씨름을 하다가 왕 앞에
서 재판을 바란다면, 왕은 어느 편이 옳다고 하겠습니까."
"소치는 사람이 옳다고 할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유를 산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응유는 그가 산 우유가 변해서 된 것이기 때문입
니다."
"대왕이여, 그와 같습니다. 죽음으로 끝나는 현재의 명칭 형태는 저 세상에 태어나는
명칭 형태와 다르지만, 응유가 우유로부터 나온 결과이듯이 사람은 악업(惡業)으로부
터 벗어나지 못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출처: 天 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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