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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성공의 및

책상만 봐도 CEO 성격 알 수 있다”

by 현상아 2007. 4. 8.
 
  • [Interview] “책상만 봐도 CEO 성격 알 수 있다”
  • CEO교육 전문 컨포메 GCT 사장
  • 김종호 기자
    입력 : 2007.04.05 22:34
    • 1년 전 외국계 IT기업의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한 미국인 A씨는 외부기관에서 ‘CEO(최고경영자) 능력평가’를 받았다. 그는 “정확하고 논리적인 장점이 있는 반면, 너무 사소한 일까지 관여해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결과를 받았다.

      엘리트 의식이 강한 그는 평가 결과를 신뢰할 수 없었다. 술자리에서 젊은 직원들에게 물어본 A사장은 “사장님, 정말 그래요”라는 답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A씨는 1년간 인터넷과 이메일로 CEO 역량개발 교육을 받았다. 그는 요즘 한국인 임직원에게서 “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 국내외 CEO교육 전문가인 마이클 컨포메 GCT사장. 오종찬 객원기자 ojc1979@chosun.com
    • “CEO가 임직원과 제대로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거나 부하와 똑같이 행동하면 회사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이런 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CEO도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죠.”

      CEO교육 전문회사 ‘GCT’의 마이클 컨포메(Michael Conforme·46) 사장은 국내외 유명 기업의 CEO 40여명을 가르친 ‘멘토’(정신적 스승)다. 삼성그룹·포스데이타 등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썬마이크로시스템즈·쓰리엠(3M)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임원들도 그에게서 교육을 받았다. 그는 “최근 상사도 부하 직원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인사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스스로 찾아와 능력평가와 교육을 받는 CEO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컨포메 사장은 미국 출신으로 캔자스 주립대와 메릴랜드 대학을 졸업하고, 90년 한국에 들어온 교육전문가다. LG전자와 삼성그룹 등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협상, 조직내 인간관계 등의 교육을 실시했다.

      99년 컴퓨터를 이용해 기업 임직원들을 평가하고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GCT를 설립했다. 현재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 산하 인적자원 소위원회의 공동의장도 겸하고 있다. 컨포메 사장은 “CEO의 경우 사무실만 봐도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책상 앞에 달력이나 컴퓨터로 벽을 쌓거나, 등받이가 넓고 좌석이 높은 의자를 배치해 놓은 CEO는 십중팔구 직원을 내려다보면서 명령하길 좋아하는 권위적인 리더죠.”

      반면,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CEO가 책상 앞으로 돌아 나와서 악수를 청하고, 자기 책상 바로 옆 의자에 앉으라고 하는 경우는 직원에게도 친근감 있게 대하는 CEO임에 틀림없다는 설명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CEO가 평소 직원에게 부드럽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조직 전체가 그렇게 바뀝니다. 반면 CEO가 차가우면 회사 안내데스크에 앉아있는 사람의 태도도 딱딱하게 변하죠.”

      그는 “요즘 연봉을 많이 받는 직장인이 연봉이 적은 기업으로 옮기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이는 대부분 맘에 들지 않는 리더 대신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를 찾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컨포메 사장은 CEO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능력으로 4가지를 꼽았다. 명확한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일, 비전을 달성할 방향을 제시하는 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임직원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그것이다.

      “CEO의 4가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CEO가 회사의 비전을 제시했을 때, 임직원이 곧바로 CEO에게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확한 개념을 공유할 수 있죠.”

      그는 “한국 기업의 경우 임직원에 대한 평가가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거느린 부하직원이 20명인데, ‘모든 사람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컨포메 사장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려면 인사부에서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통일적으로 실시하는 교육 대신, 개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개별 교육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사무실에 이메일·휴대폰과 같은 IT(정보기술) 기기가 늘어나면서 CEO와 임직원이 직접 만나는 기회가 줄어들고, 사람을 대하는 기술도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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