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오랜만에 새차 구입을 결심한 차조아 부장은 차의 종류 못지않게 다양한 결제 옵션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영업사원이 ‘일체 비용 할부’, ‘메인터넌스 리스’ 등 이름도 생소한 결제 상품을 10여가지나 제시한 것이다. 자동차 리스·렌트가 일시불이나 할부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는만큼, 차를 사기 전 예상 교체 주기와 세금관계 등을 꼼꼼히 따져 선택할 필요가 있다.
자주 바꾸지 않는다면 할부로
리스·렌털은 교체주기 짧을때
월급쟁이·장기소유자는 할부로
할부구매는 차를 자주 바꾸지 않고, 비용처리 등으로 세금을 줄일 필요가 없는 대부분의 봉급 생활자들에게 적당하다. 할부 기준 금리는 통상 12~36개월에 7~11% 정도이며 4% 정도의 취급 수수료가 별도로 붙지만, 더 유리한 조건의 전략 상품들도 있다. 기아차의 ‘예스텐’ 할부나 지엠대우의 ‘중고차 보장할부’, 쌍용차의 ‘더블제로 할부’ 등이 시기마다 이름이 바뀌는 만큼, 할부상품 전체 목록을 보고 꼼꼼히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게 좋다.
자금 사정이 특정 시기에만 어렵거나 차량 교체 주기가 일정하면 맞춤형 할부도 고려해 볼 만하다. 첫차를 구입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은 첫 1년 동안 이자만 납입하고 2년차부터 정상할부에 들어가는 ‘거치후납 할부’를 선택하는 게 무난하다. 자금흐름이 불규칙하다면 ‘자유상환 할부’를, 등록비와 보험료마저 부담스러운 신규 사업자는 차 값의 125%까지 대출되는 정액식 상품인 ‘일체 비용 할부’를 고려해 볼 만하다.
자영업자는 리스를, 장거리 뛰면 렌트를
자영업자이거나 자동차 평균 교체 주기가 3년 이하인 사람에게는 리스나 렌트가 적합하다. 차에 들어간 비용이 대부분 손비처리돼 소득세나 법인세 등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차는 렌트처럼 차를 빌려쓰는 개념이지만, ‘허’자가 없는 일반 번호판을 붙이고, 사용 기간이 운전자의 보험 경력에 포함된다는 점이 렌트보다 유리하다. 취득세·등록세 등 각종 세금과 보험료 모두 리스·렌트 값에 포함된다. 차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는 운전자는 차량 정비와 수선 일체를 해결해주는 ‘메인터넌스 리스’를 이용하면 편리한데, 대신 비용이 일반리스보다 20% 가량 더 든다. 통상 2~3년인 리스 기간이 끝나면 기간을 연장하거나, 차를 원래 값의 30~40%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렌트는 연간 주행거리 제한이 없고, 연료비가 저렴한 영업용 엘피지 차량도 빌릴 수 있어 3년에 10만㎞ 이상을 뛰는 장거리 운전자에게 알맞다. 대부분 정비 비용도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 통상 리스의 최소 계약 기간이 18개월인 반면, 렌트는 이보다 더 짧은 기간도 사용이 가능하다.
전체비용은 할부가 적게 들지만
직종에 따라 세금 등 따져봐야
나에겐 뭐가 유리할까?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인 NF쏘나타의 딜럭스 오토 2007년형 모델(1962만원)을 기준으로 할부와 리스, 렌트 견적을 내 보았다. 일단 36개월 할부로 차를 살 경우 이자율(7.5%)에 선수금 588만6천원(차값의 30%)을 적용하면 월 할부료는 39만6천원이었고, 여기에 이자와 보험료, 세금 등을 합하면 총 2717만2천원이 든다. 반면 리스로 차를 3년간 빌려탄 뒤 차를 샀을 경우 보증금 588만6천원에 월 리스료 65만1천원으로 총 2932만9천원이 나와 200만원 가량이 더 들어간다.
반면 차를 소유하지 않는 렌트는 매달 65만원씩 총 2340만원이 나왔다. 세가지를 동일한 조건으로 환산하기 위해 중고차 시세(차값의 30%로 계산) 등 감가상각비를 빼도 할부 2128만6천원, 렌트 2340만원, 리스 2344만3천원 순서로 여전히 할부가 저렴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경우 비용 처리시 130만원(연소득 4천만원 기준)~260만원(연소득 1억원 기준) 가량의 절세 효과가 있다 보니 비용 차이가 상쇄됐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