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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이모저모/좋은글·시 및

영혼을 움직인 세계의 연애편지 ♥

by 현상아 2007. 6. 10.

♥ 영혼을 움직인 세계의 연애편지 ♥


아래의 편지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고 순수한 영혼으로
사랑의 화염을 피워 올렸던 이들의 기록입니다
.




오세요, 내 사랑.
와서 저를 당신의 힘세고 부드러우며
탐욕스러운 두 손으로 안아줘요.
당신이 다른 여자를 만지면 그녀는 즉사할 거예요
사랑해요.
전 여든살까지 살려고 했으나
당신이 일흔일곱살까지 산다고 하니
당신의 팔 안에서 일흔여덟살에 죽고 싶어요.
당신에게 제 수명의 두해를 드립니다.


(프랑스의 지성 시몬 드 보부아르가
한살 연하의 미국인 소설가 넬슨 앨그랜에게 보낸 편지.
1947년 사르트르와의 계약결혼기간 중
미국에서 앨그랜을 만난 그녀는 단숨에 사랑에 빠졌고,
64년 그와 헤어질 때까지 304통의 편지를 보냈다.)
 
 




지금 당신 주위엔 나의 입맞춤이
무수히 흩어져 날아다니고 있지 않소?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에도 당신의 입맞춤들이
떼지어 날아다니고 있는 게 보이오.
어서 그놈들을 잡아요!
하하! 방금 세마리를 잡았는데 맛이 기가 막히군.


(모차르트는 편지 쓰는 일을 아주 좋아했다.
아버지와 아내, 누나를 비롯해
빚쟁이에게도 절절한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는 궁핍한 생활에 시달리던 모차르트가
병에 걸려 힘들어하는 아내 콘스탄체에게 쓴 위로의 글이다.)
 
 



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나를 살아 있게 한다.
감옥 속의, 겨울 속의 나를 머리 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가슴 가득히 뜨거운 피가 돌게 한다.
그대만이,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이 한밤 어둠뿐인 이 한밤에
내가 철창에 기대어 그대를 그리워하듯
그녀 또한 창문 열고 나를 그리고 있을까.


(민족시인 김남주가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
훗날 아내가 된 박광숙 여사에게 보낸 편지.
김남주 시인은 9년8개월의 투옥생활을 마치고 88년 출소해
결혼식을 올렸지만 94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만약에 영어와 독일어는 할 수 있으나
이탈리아어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밖에 할 줄 모르는
스웨덴 여배우를 찾고 계신다면,
달려가서 당신과 함께 영화를 만들 준비가 돼 있습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이탈리아 영화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에게 보낸 프러포즈의 편지.
그의 영화 <무방비도시>를 보고 홀딱 반한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편과 감수성 예민한 열한살의 딸을 버리고
로셀리니를 찾아간다.
그러나 7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헤어진다.)
 
 



명심해서 잘 하도록 좀 해봐요.
그렇게 형식적으로 쓰지 말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기분좋은 편지를 써줘요.
내 편지 흉내내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을 표현하도록 해봐요.
당신을 포옹하고 수없이 입맞춤을 합니다.
나에게 돈을 보내줘요. 곧바로 말이에요.


(불 같은 성격의 독일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가
러시아혁명가 레오 요기헤스에게 보낸 편지.
16년간 동반자 관계를 지속한 이들은 결국
자신의 정적들에게 참혹한 죽음을 당한다.
룩셈부르크의 시체는 국경 운하에 버려졌다.)

 
 


이 육신을 타고나 그대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그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운명. 우리 둘은 이처럼 하나이며
그 무엇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는 없습니다.


(철학자 칼릴 지브란이
'영혼의 연인' 메리 헤스켈에게 보낸 편지.
지브란의 그림 전람회에 헤스켈이 찾아오면서
만남이 시작된다.
이들의 관계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지만
영혼을 속삭인 아름다운 편지들은 깊은 사랑을 느끼게 한다.)
 
 



저는 제가 원하는 곳을 향해서 갈 수 있어요.
유혹적인 그림들이 항상
제 눈앞에서 춤을 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미사를 드리는 한가운데서조차
이 환상적이고 육감적인 영상들이 밀어닥쳐
제 가련한 영혼을 완전히 사로잡습니다.


(12세기 파리의 수녀원장 엘로이즈가
수도사이자 사상가인 아벨라르에게 보낸 편지.
비밀리에 결혼한 이들은 아이까지 낳았으나
아벨라르는 거세당하고 두 사람은 격리된다.
신까지 거역했던 이들은 파리의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에
나란히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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