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로 나온 시가 4억원짜리 아파트를 마련한 금나라씨. 부동산업소에서 소개해 준 법무사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맡기려고 하니 대행 수수료만 50만원에 이른다. 소유권 이전 등기는 법적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절차이지만, 수수료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 나라씨. 등기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평범한 주부가 혼자서 등기를 마친 성공 스토리를 읽고 용기를 냈다. 다음은 시간은 많고 돈은 없는 나라씨가 ‘나홀로 등기’에 도전한 스토리이다. ◆셀프 등기로 50만원 절약 등기의 ‘등’자도 모르는 나라씨가 셀프 등기를 하겠다고 하자, 주위 사람들은 ‘어렵다’며 말렸다. 백강진 대법원 정보화심의관(판사)은 “부동산 등기는 평생 한두 번이 고작이고 재산권과 연관되니까 불안해서 전문가에게 맡겨 버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누구나 30분 정도 공부하고 셀프등기에 도전하면 수십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등기닷컴’ 등 셀프등기 도우미 업체의 문을 두드려보자. 2만~3만원 안팎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등기 신청서 작성에서부터 과세 표준액 계산 등을 도와 주고, 궁금증이 있을 때 전화로 문의하면 가르쳐 준다. 그다음엔 구청과 은행을 순서대로 들러야 한다. 나라씨는 우선 구청에 들러 취득·등록세 고지서를 발급받았다. 이때 세금 납부는 LG·현대·롯데 등 신용카드 납부가 유리하다(서울 기준). LG트래블 카드(항공마일리지 적립용) 사용자인 나라씨는 세금 약 880만원을 카드로 결제해서 제주도 왕복 항공권(1만 마일) 한 장을 ‘덤’으로 받았다. 카드 사용한도가 낮더라도 지방세 납부용이라고 요청하면 카드사에서 한도를 상향 조정해 준다. 물론 신용등급이 우량한 사람이어야 한다. 부동산 등기 신청 때 꼭 사야 하는 국민주택채권 매입 문제는 은행(국민, 우리, 농협)에서 해결하면 된다. 구청에서 발급받은 등록세 고지서에 과세표준액이 나와 있으므로, 창구 직원에게 보여주면 알아서 계산해 준다. 나라씨는 채권을 575만원어치 사야 하는데, 5년 만기 수익률이 3%밖에 안돼 즉석에서 되팔기로 했다. 채권할인 비용은 약 69만원(서울 기준). 채권할인율은 매일 변하므로,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잘 지켜봤다가 할인율이 낮아질 때 처리하면 더 유리하다. 영수증에 찍힌 채권매입번호는 나중에 등기소에 서류 낼 때 적어서 내면 된다. 마지막으로 등기소를 방문해서 등기 신청서(인터넷 등기소에서 다운로드 가능)와 준비 서류들을 묶어서 제출하면 완료. 처음엔 두려웠던 나라씨, 너무 쉬워서 허탈하기까지 했다. ‘등기닷컴’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살 경우, 고객이 직접 등기한다고 하면 은행에서 빡빡하게 구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럴 경우 소유권 이전 등기는 매수인이 직접 하고, 근저당권 설정 등기는 은행에서 지정한 법무사가 하는 식으로 절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등기는 더 싸지만 ‘아쉬운 소리’ 해야 인터넷 등기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오픈한 인터넷 등기소(www.iros.go.kr·문의 1544-0770)를 통해 등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에서 인터넷 등기 장려 차원에서 인지세(2만~35만원)를 면제해 주고 있어서 비용 면에선 가장 싸다. 인터넷에서 서류(e-form)를 작성하면 등기 수수료도 6000원으로, 오프라인에 비해 3000원 싸다. 잡다한 서류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정부 행정전산망과 연계돼 필요한 서류를 전자문서로 받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인터넷 등기가 가능한 지역은 서울 및 수도권에 한정되며, 상속등기 등에는 이용할 수 없다. 또 등기필정보(옛 등기필증)와 공인인증서가 필요하고, 매도인에게 등기소에 함께 가서 사용자등록을 해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하기가 까다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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