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수락산 낙뢰사고 순식간 아수라장에…5명 사망

[북한산 낙뢰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등산객]

CBS사회부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

 

[앵커멘트]

오늘 낮 변덕스런 날씨로 북한산과 수락산에서 낙뢰 사고가 잇따르면서 등산객 5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정현 기자!

지금까지 들어온 소식을 정리해 주시죠.

[리포트]

오늘 낮 북한산과 수락산에서 낙뢰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먼저 북한산 사고 내용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낮 12시쯤 북한산 용혈봉 정상 암벽에서 등산객 수십 명이 낙뢰 때문에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소방 당국이 헬리콥터 4대를 긴급 투입해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지금까지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사망한 5명은 고양 일산병원으로 옮겨진 57살 안 모 씨 등 남성 2명과 여성 3명입니다.

사망자들은 일산 병원 외에 서울 아산병원과 의정부의료원, 고양 명지병원으로 이송돼 있습니다.

목격자들 말에 따르면 벼락이 산 정상에 있는 바위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사고 경위는 현재 파악 중입니다.

이밖에 의정부 성모병원과 청구성심병원 등에서도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산 사고가 일어난 비슷한 시각 수락산에서도 낙뢰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3명이 크게 다쳐 모두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치료 도중 48살 임 모 씨가 숨졌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상황이 좀 더 파악되는대로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YTN 김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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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기자

 

 

 

여느때처럼 한가한 주말 산행이 이어지던 29일 북한산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대기 불안정으로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이날 낮 점심때쯤 북한산 용혈봉과 용출봉 사이 능선에 느닷없이 낙뢰가 떨어졌다. 산비둘기 산악회원 신모씨(36)는 “정상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려 서둘러 내려오는 순간 ‘지~잉’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고 사고 순간을 기억했다. 사고 현장은 처참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9일 낙뢰사고로 등산객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북한산 용혈봉 정상 부근에서 소방대원들이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고양소방서 제공)

보통 4만∼5만A(암페어)의 위력을 갖는 낙뢰를 맞고 쓰러진 등산객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처참한 광경을 연출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련을 일으켰고, 일부는 충격에 빠져 창백한 상태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은평소방서 고상훈 소방사는 “도착해보니 정상 30ｍ 아래 한명이 추락해 있었으며 얼굴이 함몰된데다 이미 몸이 경직돼 있었다”며 “벼락을 맞고 튕겨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씨는 “정상 바위 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 가운데 생존자들은 신발과 가방이 터져 있었다”고 말했다. 서대문소방서에서 출동한 다른 소방대원은 “인근에 수십여명이 쓰러진 채 신음하고 있었다”며 “어떤 등산객은 다리 전체에 물집이 생기고, 다 터져 있었다”고 전했다.

은평소방서 출동 구조원은 “올라가보니 7~8명이 앉아있거나 쓰러져 있었으며 벼락이 떨어진 현장은 못봤지만 바위에 맞고 와이어를 타고 올라오던 사람들도 동시에 벼락에 감전된 듯했다”고 말했다.

이들 일행은 낙뢰를 직접 맞았거나 이에 따른 간접 감전으로 참사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은 “사상자들은 감전에 의한 상처를 지니고 있었다”며 “벼락이 산 정상 바위에 떨어진 뒤 바닥의 물줄기나 등반유도용 철제 와이어를 타고 흘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들은 서울 아산병원(여성 1명), 의정부의료원(40대 여성 1명), 일산병원(남성 1명), 고양 명지병원(남성 1명) 등에 분산 됐으며, 부상자는 의정부 성모병원 등 4곳에 분산 수용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흐리던 날씨는 정오 무렵 천둥과 함께 갑작스런 폭우를 퍼부었다. 기상청은 “사고가 일어난 중부지방은 근래에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따뜻하고 습했는데 이날 연해주에서 찬 공기가 상층에 유입돼 대기가 불안정해졌다”며 “습기를 품은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수증기가 응결돼 강한 비가 내렸고 전하차 때문에 심한 낙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장관순·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