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본격적으로 무력진압에 나서면서 유혈 참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시위진압 작전이 실시된 이후 일본인 기자 등 모두 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강성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로이터 통신이 미얀마 옛 수도 양곤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곤봉과 총기로 무장한 군인들에게 시위대가 쫓기는 모습이 보이고 도로위에는 한 남자가 쓰러져 있습니다.
일본의 'APF 뉴스' 소속의 카메라 기자 나가이 겐지 씨로 미얀마 군의 총격을 받고 쓰러진 것입니다.
시위 현장을 지키며 역사를 기록하던 나가이 씨는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녹취:야마지 토루, 'APF 뉴스' 대표]
"석장의 사진을 받았고 나가이 씨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미얀마 군사정부가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기 시작하면서 양곤에서는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마크 캐닝, 주미얀마 영국대사
"도심 호텔에서 약 2시간전에 총격이 있었습니다. 우리 직원이 거기 있었는데 꽤 많은 사람이 총에 맞았습니다."
미얀마 정부대변인은 진압작전이 실시된 이후 시위대 9명이 숨졌으며 정부군도 3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군사정부는 민주화운동 지도자 등 시위참가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검거작전에 들어갔습니다.
민주화 운동의 상장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의 지도자 2명 등 지금까지 300여 명이 군경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사면위원회는 체포된 민주인사들이 고문 등 심각한 폭력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YTN 강성옥입니다.
[앵커멘트]
미얀마 군사정부가 승려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를 강제 진압해 사상자 100여 명이 나왔습니다.
지난 1988년 이후 19년만의 최대 시위에 국제사회의 관심과 함께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홍상희 기자!
[질문1]
어제 미얀마 군정의 강제진압으로 사상자가 나왔는데요.
오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1]
시위 열흘째를 맞은 오늘도 시위대는 거리로 나섰습니다.
지금 양곤 현지시각이 오후 세시를 넘어섰는데요.
미얀마 군사정부가 오늘 오후 양곤에서 시위 진압에 나서 최소한 100명이 체포돼 군 트럭에 실려 연행됐습니다.
이에 앞서 오늘 새벽에도 미얀마 군정은 불교사원을 급습해 최소 100명의 승려들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보안군은 양곤 북쪽 모에 카웅과 느웨 키야 얀 등 불교 사원 두 곳을 습격해 시위에 참가했던 승려 100여 명을 체포했습니다.
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 대변인을 포함한 당원 2명도 체포됐습니다.
어제 유혈사태는 군 병력이 시위대 강제진압에 나서면서 빚어졌는데요.
군 병력은 시위대가 모인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10만여 명을 강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승려 3명을 포함해 최소한 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또 100여 명이 부상을 입고 승려 3백여 명이 강제 연행된 것으로 전해져 미얀마는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나 다름없는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질문2]
당초 이번 시위의 발단은 유가 문제였는데요.
반정부 시위로 확산된 배경은 뭡니까?
[답변2]
말씀하신대로 이번 시위는 당초 군사정부가 단행한 유가 인상에서 시작됐습니다.
미얀마 군정은 지난달 15일 예고 없이 유가 보조금을 철폐했습니다.
보조금 철폐로 천연가스 가격은 5배로 올랐고, 디젤은 2배, 휘발유 가격은 무려 67%나 인상됐습니다.
이에 맞서 승려들의 주도로 시민들은 민생 시위를 시작했고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학생 단체인 '88세대 학생'지도자들이 시위에 동참하자 미얀마 군정은 민주화 인사 150여 명을 체포했습니다.
시위는 점차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고 지난 24일에는 10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해 지난 1988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질문3]
이번 미얀마 시위를 승려들이 주도해 왔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승려들이 시위를 주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질문3]
미얀마는 국민의 86%가 불교도인 국가입니다.
승려들이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미얀마 군정이 지난 5일 양곤 북부 파코쿠 지방에서 승려 3백여 명이 참가한 민생 시위를 해산하기 위해 실탄을 발사하고 무차별 구타하면서 승려 사회의 분노가 높아졌습니다.
미얀마의 젊은 승려들은 지난 18일부터 양곤과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가두행진을 재개했고, 뒤 이은 시위들도 주도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질문4]
이번 시위가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뤄낼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택연금 중인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는 이번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까?
[답변4]
수치여사는 12년째 가택연금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 참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시위대에게 아웅산 수치 여사가 정신적인 구심점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22일 행진을 하고 있는 시위대를 향해 눈물을 흘리는 수치 여사의 모습이 4년만에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질문5]
국제사회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5]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우리시각으로 오늘 새벽 긴급회의를 열고 미얀마 군사 정부에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미국과 EU도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을 비난하면서 미얀마에 대한 제재 검토를 유엔 안보리에 요청하는 등 미얀마 군사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질문6]
그렇지만 유독 중국은 미얀마 제재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어떤 배경에서 그런것입니까?
[답변6]
간단히 말씀드리면 경제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중국은 현재 중국 윈난성에서 미얀마 서부 해안까지 모두 2,380킬로미터에 이르는 송유관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완성만 된다면 중국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이 송유관을 통해 직접 수송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중국은 미얀마에서의 크고 작은 60여 개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미얀마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거죠.
이에 따라 왕광야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미얀마에 대한 제재가 상황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질문7]
이번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도 궁금한데요.
어떻게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7]
미얀마의 이번 반정부 시위는 3천여 명이 희생됐던 지난 1988년 민주화 시위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1988년 8월 8일 일어나 이른바 '8888 민중봉기'로 불렸던 당시 시위도 정부의 화폐 사용 금지 정책이 도화선이 된 사건이었습니다.
이번 시위 역시 계기는 유가 인상이었지만 그 배경에는 군사정권에 대한 억눌린 불만이 내재돼 있습니다.
현 정권은 지난 19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국민연맹에 패했지만 당선자들을 투옥하고 정권을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도 계속된 언론과 인권탄압 또 최빈국이나 다름없는 경제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이번 시위가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뤄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지만 미얀마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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