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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9.11 ‘음모론’ 진실은 어디 있나?

by 현상아 2007. 10. 18.

[월드리포트]9·11테러 ‘음모론’ 진실은 어디 있나?

2007 09/18   뉴스메이커 742호

참사 6년이 되어도 계속 제기되는 ‘의혹’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

2001년 9월 11일 미국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를 비롯, 비행기 4대가 납치돼 공격수단으로 사용된 9·11테러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6년이 지난 지금 9·11테러사건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광범위하게 유포되었다.
“‘9·11음모론 뒤집어보기’라는 커버스토리 기획을 내보낸 뒤, 나는 부시-할리버튼-시온주의자-CIA-신세계 질서-일루미너티의 조직원으로 찍혀버렸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과학기술 대중잡지인 ‘포퓰러 메커닉’의 편집장 제임스 메이그의 말이다. 신세계 질서(New World Order)는 새로운 왕국이 도래한다는 뉴 에이지 운동의 주장. 전혀 맥락은 다르지만 부시 미 대통령은 자신의 연설에서 이 단어를 몇 차례 사용해 구설에 올랐다. 일루미너티의 사전적인 의미는 ‘광명’이지만, 음모론 진영에서는 ‘프리메이슨’과 함께 세계의 배후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는 대표적 비밀결사로 주장된다.

메이그는 온라인에 그 커버스토리가 올라가고 불과 몇 시간 후, 대표적 좌파 인터넷매체인 ‘인디미디어’에 “‘제임스 메이그는 겁쟁이·배신자이며 그가 만드는 잡지는 CIA의 앞잡이다’라는 인신공격성 비난 글이 올라왔다”며 “말하자면 또 하나의 그럴듯한 음모론이 탄생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문서 243만 건 인터넷 나돌아

9·11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 6년. 인터넷 검색엔진에 ‘9·11’과 ‘음모(conspiracy)’라는 단어를 넣으면 243만 건의 관련 문서가 나온다. 이 주제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발간한 도서만도 600권이 넘으며, 프로와 아마추어를 떠나 제작한 다큐멘터리물은 널리 알려진 것만 10개 이상이다. 이 영상들 중 단연 최고봉은 2005년 처음으로 선보인 ‘루즈 체인지(Loose Change)’다.

애초 9·11사건과 음모론에 관한 극영화를 찍으려던 딜러 애이버리는 어린시절부터 단짝친구인 그래픽 디자이너 코리 로위와 토론하며 다큐멘터리로 방향을 돌린다. 로위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 출신이다. 여기에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제임스 버먼이 제작자로 동참한다. 그는 ‘아폴로는 달에 가지 않았다’는 유명한 음모론 주창자이기도 하다.

당초 가정용 랩톱 컴퓨터와 2000달러의 예산으로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는 6000달러를 추가로 들인 두 번째 편집본으로 확대된다. 2006년 5월 공개한 증보판(2nd Edition)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 본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자막까지 만들어져 한국에도 유포되어 있는 ‘루즈 체인지’ 영상의 대부분은 이 증보판을 바탕으로 한 것. 한국의 시사프로그램 ‘PD수첩’과 ‘그것이 알고 싶다’도 ‘루즈 체인지’의 주장을 바탕으로 9·11음모론을 소개했다.

딜런 등은 블로그와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9월 8일과 9일 영화의 최종판(final cut)을 온라인과 미국 전역 주요 도시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딜런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최종판에서는 그간 오류가 지적되어온 1945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충돌한 B-52 부분과 비행기, 휴대전화 부분 등이 삭제되었고, 몇몇 부분이 보강되었다”고 밝혔다.

영화 ‘루즈 체인지’ 의 경고문. 보통 일반적인 영화는 영화의 불법복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영화 제작자들은 “이 영화를 친구나 가족 그리고 제3자에게 배포하는 것은 권장되며, 공공장소에서 상영, 인터넷을 통한 공유나 불법복제를 강하게 권고한다” 고 밝힌다.
‘루즈 체인지’에서 담고 있는 ‘음모론’은 대강 다음과 같다. ▲ 미 국방성 건물(펜타곤)을 공격한 것은 당초 공식적인 결론과 달리 민간 비행기가 아니라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 세계무역센터 붕괴 원인은 비행기들의 충돌이 아닌 미리 누군가 장착한 폭탄 때문이다. ▲ 특히 비행기로 공격받지 않은 7번 건물이 두 개 건물이 무너진 뒤 7시간 만에 무너진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 납치범과 승객들의 격투 끝에 들판으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플라이트93은 주류 음모론에서는 ‘미국 정부가 격추한 것’이라고 주장되지만,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볼 때 클리버랜드 홉킨스 공항에 착륙했다. 미국 정부는 탑승객들은 폐쇄된 나사(NASA) 기지로 보냈고, 그 후 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얼핏 황당하게 들리지만 영화는 꽤 설득력 있게 관련 근거들을 제시한다. 예컨대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과정이 찍힌 영상을 분석하면 거의 자유낙하속도로 붕괴하는데, 강철 구조물로 세운 빌딩이 폭파 해체와 같은 방법이 아니고선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루즈 체인지’는 그 근거로 붕괴 순간 건물 아래층들에서 일어나는 작은 ‘폭발’ 영상을 제시한다. 이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히스토리 채널은 9·11테러 6주년을 맞아 ‘9·11음모론의 실체-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뉴스메이커는 한국 히스토리채널의 협조를 받아, 11일 한국에서도 방영한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미리 입수했다. 다큐에 등장한 관련 전문가들은 제기된 의혹들을 일축한다. 예를 들어 ‘사전에 설치한 폭탄에 의한 세계무역센터 붕괴’와 같은 주장에 대해선 “일반적인 폭파해체 공법은 하부 지주를 잘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바닥부터 가라앉히지만,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장면은 정반대”라며 “작은 ‘폭발’처럼 보이는 것도 건물이 무너질 때는 내부도 완전히 파괴되는데, 붕괴로 생성된 엄청난 에너지가 공기를 압축, 먼지로 변한 콘크리트를 양쪽으로 밀어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 소장은 “일반적으로 테러사건의 경우 폭발 등으로 증거 현장이 보전되기 어렵고 또 9·11의 경우 범인들이 살아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의혹들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며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반감이나 정부에 대한 불신 등과 맞아떨어지면서 미국 내에서도 음모론이 제기될 충분한 토양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내부의 소행’설 미국 내 동의자 늘어

히스토리 채널의 다큐멘터리에 대해 감독 딜런은 지난 8월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그들은 진실에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했고, 애초부터 그들의 목적이 잘못되었던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9·11음모론을 다루고 있는 ‘루즈 체인지’ 의 영상들. 위_ 펜타곤 안쪽 세번째 건물에 난 구멍. 영화에서는 미사일이 아니고서야 이런 형태의 구멍이 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운데_ 충돌과 화재 때문에 무너진 게 아니라 사전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었다? ‘루즈 체인지’ 는 무너지기 전 아래 층에서 작은 ‘폭발’ 들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아래_ 납치된 비행기 승객들의 시신을 찾을 수는 없지만 범인이 소지하고 있던 여권은 발견되었다? 누군가 사건을 조작한 정황이라고 음모론 진영은 말한다.
최근 출간된 ‘나를 위한 심리학’에서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 등에서 제기된 음모론을 분석한 심리학자 이철우씨는 음모론의 심리를 ‘긍정적 피드백’ 현상이라고 말한다. ‘긍정적 피드백’이란 자기 가설에 부합하는 사실만 채택하고 맞지 않은 것은 버리는 심리행태를 지칭한 것. 그는 “원인과 결과를 확실히 알고 싶어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리인데, 사건의 해석이 쉽지 않은 경우 단순명쾌한 ‘음모론’이라는 블랙박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풀이했다.

실제 미국사회에서 ‘음모론’은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루즈 체인지’가 제기하는 의혹에 전부 동의하지 않더라도 알카에다와 같은 외부세력이 아닌 미국 정부 등 ‘내부의 소행(inside job)’을 주장하는 이가 상당히 많다.

‘9·11에 대한 애국적 질문들’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알란 밀러씨는 “2006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9·11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설명을 신뢰했지만, ‘루즈 체인지’를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밀러씨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110명의 퇴역군인 및 관료, 정보기관 근무자, 그리고 200여 명의 엔지니어와 건축전문가, 150명 이상의 교수와 190여 명 이상의 9·11 사태 생존자 및 가족들이 정부의 공식설명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50여 명 이상의 비행기 조종사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화씨9·11’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 감독이나 배우 찰리 쉰·줄리엣 비노쉬, 영화감독 케빈 스미스와 데이빗 린치, 극작가 고어 비달과 가수 에미넘과 같은 저명인사들도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음모론 중심에 미국권력 공통점”

그렇다고 부시 반대·반전운동 또는 진보적 성향 인사들이 모두 ‘음모론’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음모론을 다룬 영화 ‘JFK’를 감독한 올리버 스톤은 지난해 9·11사건을 다룬 영화 ‘세계무역센터’를 개봉하면서 “음모론이 자꾸 나오는 이유는 미국 정부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9·11이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진보연구학회’를 이끄는 데이비드 레이 그리핀 박사는 9·11사건의 ‘진상규명’을 주장하는 그룹은 초기에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고 말한다. LIHOP(let it happen on purpose)는 정부가 테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았음에도 일부러 무시하거나 테러리스트들을 방조했다고 본다. 반면 MIHOP(made it happen on purpose)는 정부의 핵심인사들이 테러를 계획했고, 알카에다와 협조관계를 맺고 있다고 판단한다. 퇴임교수인 그리핀 박사는 ‘과정신학’이론의 주창자로 한국학계에도 널리 알려진 석학이다. ‘루스 체인지’를 비롯, 최근에는 후자의 견해가 세를 불리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사회에서 음모론이 여전히 세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해광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의 설명은 그 해답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미국사회에서 나온 음모론은 대부분 그 중심부에 미국 권력이 있다는 것이 공통적이다. 미국의 정치 과정 자체가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서 비롯한 것인데, 이 숨겨진 과정 중 대중에게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잔여 범주가 ‘음모’로 설명되는 것이다. 미국은 명실상부하게 세계 권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이라크나 아프간 침략에서 볼 수 있듯, 문제는 그 권력행사 방식이 일반 대중이나 다른 나라가 보기엔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911 미스테리... 20달러 지폐에 ‘불타는 무역센터’ 숨어 있다
팝뉴스 | 기사입력 2006-09-13 13:56


12일 미국의 한 포털 사이트의 ‘인기 있는 사진 1위’에 오른 사진은 20달러 미국 지폐를 촬영한 것이다.

AFP가 송고한 화제의 사진에는 “한 팔레스타인 사람이 접은 20달러 지폐에 불타는 세계 무역 센터 모습이 나타나 있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그런데 20달러 속에 911 테러가 예언되어 있다는 주장은 수년 전부터 미국 네티즌 사이에서 돌던 루머이다.

20달러를 접으면 911테러 직후 화염과 연기에 휩싸인 무역 센터 빌딩의 모습이 있다는 것(사진 가장 아래)이다. 빌딩의 모습과 화염의 높낮이도 보도 사진과 유사하다.

이 사실의 최초 발견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개인 블로그 뿐 아니라 911 테러 음모론 사이트까지 급속히 퍼지면서 고전적인 미스테리로 남게 되었다.

한편 20달러를 접으면 세계무역센터 뿐 아니라 펜타곤의 불타는 모습도 보인다(사진 아래에서 두 번째).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음모론 주창자들은 이 또한 테러 자작극이 미리 계획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국가 정보 기관의 누군가가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지폐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는 ‘억측’도 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해도 미국 네티즌들은 수천 명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을 담은 이미지가 지갑 속에 들어 있다는 사실에 섬뜩해한다.

(사진 : 해외 인터넷에 떠도는 ‘911 테러 20달러 지폐’)

김화영 기자 (저작권자 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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