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여성이 길거리를 가다 뭇 남성들에게 마구잡이로 키스 세례를 퍼붓는다. 현실이면 좋으련만 한 이동 통신사 광고다. 일명 ‘프리 키스’가 콘셉트인 이 광고가 전파를 탄 후, 네티즌들은 ‘풀 버전을 보여달라’ ‘나도 프리 키스 해 달라’는 등 반응이 뜨겁고도 촉촉하다. 광고 속 여성 모델은 이틀 동안 키스 장면을 열연하다 입술이 터지고 마비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키스도 일이 되면 고단한 법.
키스는 뇌를 자극해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킨다. 키스 후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이유다. 한 번의 프렌치 키스는 12㎉를 소비하는 효과도 있다. 뺨과 턱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얼굴 피부가 쳐지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단다.
반면에 키스에 대해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사실도 많다. 우선 입 속에는 최소 350 종류의 세균이 살고 있다. 침 1cc에는 10억 마리 가량의 세균이 들어있다. 치아를 잘 관리하는 사람도 치아 1개 당 1000~10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붙어 있다고 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 세균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구강관리가 불량한 경우에는 세균 수가 늘어나 치아 1개 당 1억~10억 마리가 된다.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높아진다. 키스를 통해 설왕설래 하다 보면 ‘균왕균래’(菌往菌來)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남·여 커플이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한 후 분위기를 잡았다 치자. 식후 3분이 지나면 구강 내 충치균의 활동은 왕성해지기 시작한다. 이후 세균 막인 치태가 치아나 잇몸, 혀 등에 달라붙는다. 디저트로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등 당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었다면 세균 활동 속도는 더 빨라진다(여기까지 읽어도 키스 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듯싶다).
더욱이 파트너가 충치나 입 냄새 나는 잇몸질환을 갖고 있다면 프렌치 키스를 통해 증폭된 충치균이 고스란히 본인에게 넘어오게 돼 있다. 물론 세균이 옮아온다고 해서 충치와 잇몸질환에 바로 걸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입 속 환경이 불량해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구강 세균은 금세 병원균으로 작용한다. 이 경우 키스는 수천만 마리 충치균과의 ‘황홀한 만남’이다.
상대방에게 건강한 키스를 선사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입 속에 충치나 잇몸질환은 없는지 체크해야 한다. 상쾌한 키스를 위해선 스케일링으로 세균 덩어리인 치석을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함은 물론이다. 식후 양치질은 기본이다. 이것이 키스 파트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입 냄새 제거제만 뿌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뭐든지 질적으로 우수하려면 양적으로 할 일이 많은 법이다.
[김철중 기자의 메디컬 CSI] - 막무가내 키스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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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인용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헬스클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보조기구, 가정에서 많이 쓰는 건강보조기구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사용법을 알지 못하거나 특정 질병이 있을 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다.
○ 벨트마사지 오래 하면 척추 질환 악화
헬스클럽에 가면 몸을 풀어 주고 근육을 마사지해 주는 각종 운동보조기구가 있다.
평소 허리가 약한 사람은 원판 위에 서서 좌우로 몸을 돌리는 ‘트위스트’ 기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추간판(척추 뼈 사이 조직)이 이미 빠져나온 허리 디스크 환자가 허리를 비트는 운동을 하면 추간판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평소 가벼운 요통이 있는 사람도 트위스트처럼 좌우로 비트는 기구는 삼가는 것이 좋다. 훌라후프도 허리가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급성 요통이나 허리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몸을 거꾸로 매달아 물구나무서기 효과가 있는 몸통견인기구(일명 ‘거꾸리’)를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한다. 거꾸로 매달려 있으면 척추 뼈가 반듯하게 펴지는 효과는 있지만 과도한 자극 때문에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통증이 오면 즉각 사용을 중단하도록 한다.
벨트마사지기는 뭉친 근육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효과가 있지만 척추 질환이 있다면 사용 시간과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비뚤어진 척추 곡선 주변 근육을 장기간 마사지하면 근육 정렬이 흐트러져 척추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속 10분 이상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진동 강도 역시 허리 근육이 심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조정한다.
○ 미세침롤러 사용 전에 화장 지워야
요즘 여성들이 피부 관리에 많이 사용하는 미세침롤러(MTS)는 롤러 형태에 미세한 바늘이 박혀 있는 개인용 의료기기다. 원래 피부과 등에서 주로 사용했는데 올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료기기 2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바늘 길이 0.25mm 이하의 제품은 개인용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롤러를 얼굴에 문지르면 피부세포가 활성화되고 콜라겐 생성력이 왕성해져 여드름 흉터, 모공, 화상 흉터, 기미, 튼살을 없애 주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세침이 약물의 피부 침투율을 높여 준다.
미세침롤러는 미세침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위생관리가 필수적이다. 여러 사람과 돌려 사용하면 A형간염 등에 걸릴 수 있으므로 1인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사용 전 화장을 지우고 피부를 깨끗하게 해야 2차 감염 가능성을 피할 수 있다.
○ 복대는 하루 1, 2회 한 번에 30분만
대표적인 건강보조기구인 허리 보조 복대는 아픈 허리를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 요통환자가 많이 사용한다. 최근에는 지압, 온열 기능을 보강한 복대도 나왔다.
복대는 하루 1, 2회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1회 사용 시 30분을 넘기지 말도록 한다. 복대를 착용할 때는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강하게 조여 매는 것보다는 손바닥이 들어갔다 나왔다 할 정도가 되도록 착용한다. 착용 전 허리를 편 상태에서 아픈 허리 부위가 복대 중앙에 가도록 한다.
당뇨병 환자는 전기장판, 족욕기 등 전기를 이용해 열을 내는 개인용 온열기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을 앓으면 피부의 온도 감지력이 떨어져 족욕기와 전기장판 온도를 뜨겁게 올려놓고도 이를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노인, 어린이 등도 혼자 사용하면 열 조절을 제대로 못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족욕기를 지나치게 오래 사용하다 보면 열성홍반이 생길 수도 있다.
열성홍반은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강한 열에 오랫동안 노출될 때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열에 대한 노출을 없애면 홍반은 점차 사라지지만 빨갛게 색소 침착이 일어나 영구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하게 될 위험이 있다. 족욕기의 물은 40도 안팎으로 하고 20여 분간 담그고 있는 것이 적당하다.
(도움말=대한피부과의사회,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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