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 유출사고 법정 -영상뉴스

충남 태안 앞바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관련자에 대한 첫 공판이 충남 서산에서 열렸습니다.

 

유조선 측은 검찰 공소내용의 과실 혐의를 즉각 부인했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입장 표명을 미뤘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기름 유출 사고 관련자들의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첫 공판 자리에는 검찰에 기소된 예인선장 등 피의자들은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재판을 맡은 이상우 판사는 먼저 검찰에 공소 사실을 확인한 뒤 변호인 측에 이를 인정하느냐고 물었습니다.

허베이 스피리트사 측은 즉각 과실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삼성중공업 측은 내부 입장 정리가 안 됐다며 나중에 문서로 정리해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삼성 측이 입장 표명을 미룬 것은 피해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재판에 필요한 증거 목록은 검찰 쪽에서만 신청했습니다.

검찰은 사고 과실을 입증할 8,000 페이지 분량의 증거기록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여기에는 관제소 교신내용과 선박 항적도, 피의자들의 진술 등이 포함됐습니다.

첫 공판은 앞으로 재판에 대한 준비 성격이 강한 만큼 검찰과 피고 측의 날선 공방은 없었습니다.

다만 재판에 앞서 피해지역 주민 수백 명이 법원에 몰려와 참관을 요구하는 과정에 잠시 소란이 빚어졌습니다.

다음 달 11일 열릴 두번째 공판에서는 변호인 측의 증거신청과 함께 검찰 공소내용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의견 개진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에 앞서 다음 달 4일에는 유조선 측이 법원에 낸 책임 제한 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첫 심리가 예정돼 있습니다.

피해배상과 직결된 절차라는 점에서 민사 법정 공방도 사실상 시작되는 셈입니다.

법원은 최대한 빨리 심리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칠 형사재판의 1심 판결은 이르면 오는 3월 쯤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