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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후보자 토론회에 돌연 불참을 통보

by 현상아 2008. 4. 3.

"어제 저녁 MBC 여기자 사건(성희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오늘 아침 낸 해명자료가 공식입장 전부입니까?"

"(손짓으로 공보특보 부르며 고개만 끄덕) …." 4·9총선을 코앞에 두고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한나라당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 정몽준 의원이 같은 당 유정현(중랑갑 출마)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에 모습을 나타냈다.

3일 오전 10시 40분경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점퍼를 입고 유정현 후보, 가수 김흥국씨와 함께 이 곳을 찾은 정 후보는 도착하자마자 발걸음을 빨리 하며 인근 사가정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유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시장 방문을 마치고, 사가정 역 2번 출구 앞에 준비된 유세차량으로 이동하던 정 후보에게 어제 저녁 발생한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졌으나, 그는 일체의 대답을 회피하며 입을 다물었다.

정 후보 특보 "아내가 있는 자리에서... 말도 안돼"



 

3일 정 후보가 서울 면목동에서 중랑갑에 출마한 유정현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다 측근과 무언가 상의하고 있다.

ⓒ 남소연


정몽준 후보의 '여기자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3일 정 후보가 서울 면목동에서 중랑갑에 출마한 유정현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다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 남소연
'성희롱 논란'에 관해 대신 답변을 내놓은 이는 정 후보의 공보특보인 홍윤오씨.
홍 특보는 "특별히 더 할 말이 없다, 정 후보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자료가 전부"라면서도, "표를 얻으러 나온 후보가 아내가 있는 자리에서 여기자의 볼을 의도적으로 만졌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홍 특보는 "정 후보의 아내가 어젯밤에 MBC를 방문해 사과했다는 말이 있으나, 그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다만, 여기자가 '성희롱입니다'라고 항의하자 취재차량에 올라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는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에 관해 정 후보가 "(MBC 기자의) 인터뷰를 사양하며 다음에 하자는 뜻으로 어깨를 가볍게 미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밀려 (볼을 치는) 실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게 홍 특보의 부연.

홍 특보에 의하면 MBC 측은 이 문제로 어젯밤 정 후보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성희롱을 인정하고, MBC 구성원들에게 납득할 만한 공식사과를 하라"고 요구했으나, 정 후보측은 "사과는 하겠으나, 성희롱은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10시 55분경 유세차량에 오른 정몽준 후보는 한나라당과 유정현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취지의 연설을 10여 분간 이어갔으나, 불거진 '성희롱 논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11시 5분경 유정현 후보의 지원유세를 마친 정 후보에게 기자들이 몰려갔고, 한 방송사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MBC 여기자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한 말씀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나, 정 후보는 경호원들을 앞으로 내세우며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파란색 셔츠를 입고 유정현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는 지지자들과 간단하게 악수를 나눈 정 후보는 11시 15분쯤 수행원들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황급히 사가정역을 떠났다. 토론회에 돌연 '불참' 통보... 정동영 "구민 우롱하는 일"

한편 정몽준 후보는 3일 오후 3시부터 동작구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릴 예정이던 후보자 토론회에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홍윤오 특보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정 의원이 토론회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몽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관악을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김철수 후보 지원유세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후보의 갑작스런 불참 통보에 다른 당 후보들은 크게 반발했다.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 측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몽준 후보가 토론회가 열리기 7시간 여전에 참석을 거부한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스스로 도장을 찍어 승낙서를 제출해놓고 마지막에 가서 동작구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9총선을 앞두고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3일 오전 유정현 후보 지원유세차 서울 면목동을 방문, 성희롱 사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유세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남소연
[[오마이뉴스 홍성식 기자] [기사보강 : 3일 오후 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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