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설정...국내 모든 사이트 댓글 등 모니터링
접근제한 설정한 내용도 그대로 보여
25일 오후 서울특별시 로고가 붙은 ‘실시간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이라는 사이트에서 ‘서울시’ ‘오세훈’ 등 검색어를 설정해 놓고 국내 주요 사이트와 유명 게시판 댓글을 감시하는 현장이 포착돼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이 사이트는 검색어 키워드를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의회’ ‘준공업지역’ ‘개고기’ 등으로 정해놓았고, 해당 검색어가 포함된 카페, 블로그, 지식검색, UCC동영상, 다음아고라, 디시인사이드 등의 사이트에 올라온 댓글을 모니터링 해 이를 관리자에게 여과없이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문제는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사항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개인적으로 개설한 홈페이지에 올라온 댓글 같은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사이트에는 개인들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서울시’라는 단어가 포함된 댓글들을 실제로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해당 댓글에 마우스 커서를 올려보면 전체 댓글내용이 그대로 보여진다. 하지만 해당 댓글을 클릭해보면 ‘해당 게시물에 대한 조회 권한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을 확인했다. 즉 홈페이지 주인이 아무나 조회할 수 없도록 접근을 막아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에 그대로 내용이 보여졌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고 네티즌들은 보고 있다.
이 사이트는 25일 늦은 밤에야 각종 게시판에서 네티즌들간 논란이 일자 접속을 막아 놓고 이와 관련된 업체 홈페이지(http://asp1.iquick4u.com/iquick/SEOUL/Admin.html?category=0)로 접속이 되도록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서울시가 이러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외주 업체에 문의해 제작한 것이라면 향후 큰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설정한 검색어가 광범위하다면 더 많은 댓글들이 모니터링 될 것이고 개인정보가 포함된 내용들이 그대로 모니터링 시스템에 보여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21세기형 빅브라더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러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네티즌들은 해당 검색어를 계속 올리는 방식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에 과부하를 발생시켜 접속이 느려지게 만드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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