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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미용·패션 및

노브라, 과연 건강에 좋을까?

by 현상아 2008. 8. 30.

얼마 전, 주목 받는 트렌드세터인 빅토리아 베컴의 노브라 사진이 인터넷을 달군 적이 있다.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가슴을 한껏 강조한 사진이었는데, 아직 ‘노브라’에 익숙지 않았던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떠들썩한 댓글 행진을 벌였다. 브래지어 없이 드러난 맨 가슴의 미추 여부에 대한 논쟁은 어느덧 노브라면 가슴이 처진다, 아니다를 논하기에 이르기까지 했다.

 

 

실제로 클리닉에 찾아오는 많은 여성들은 브래지어 착용이나 노브라에 관해 큰 관심을 보인다. 어떤 기능성 속옷이 가슴 모양에 좋은지 추천해달라거나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는 지를 묻는 것이 다반사다. 하지만 대답하기 이전에 잘못된 브래지어 착용으로 인해 마치 낙인처럼 가슴에 진한 와이어 자국을 지닌 여성 환자들을 보노라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사실 성인 여성에게는 노브라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 정설이다. ‘브래지어가 가슴을 모아줘서 예쁜 가슴선을 만든다’ 는 말은 17세 이하의 성장기 여성에게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말일 뿐이다. 가슴 모양이 이미 형성된 성인여성에게는 속옷을 통한 물리적 압박이 가슴모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사람의 몸의 어느 부분이든 찰흙처럼 이리저리 늘이거나 줄여 적당한 모양으로 빚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능성 브래지어로 본래의 가슴 모양이 바뀔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가슴 모양이 자리 잡은 일정 연령 이상의 여성에게 브래지어는 건강상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래지어를 벗으면, 가슴에 가해지는 압박이 없어져 림프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그리고 유방 세포에 산소 공급도 좋아져 노폐물이 잘 배출되고 돌연변이 세포가 생길 가능성이 적어진다.

24시간 노브라로 생활한다고 가슴이 늘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슴 모양과 탄력은 선천적인 탄력요소와 호르몬 분비, 노화, 심한 체중감소, 출산 횟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가슴의 처짐 상태가 심각하게 걱정된다면 보정속옷을 착용하기 보다는 가슴교정 시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 요즘에는 특수한 실을 이용해 처진 가슴을 간편하게 리프트업 시킬 수 있는 간단한 시술도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보형물을 사용하는 가슴확대수술도 가슴이 처지는 속도를 늦추고 중력에 저항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실제 브라를 착용하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가슴확대수술을 받는 여성들도 있다.

그렇지만 가슴 볼륨이 어느 정도 있는 여성이 노브라 상태로 격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 포츠머스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러닝머신에서 조깅을 할 경우 한 발을 내디딜 때마다 가슴이 9cm정도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오랜 시간 조깅을 하거나 더욱 격한 운동을 할 경우 가슴이 처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운동을 할 때는 가슴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도울 수 있는 스포츠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아직 많은 여성들에겐 노브라 보다는 브래지어가 친근하다. 꼭 착용한다면 자기 사이즈에 맞는 것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느슨하게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잘 나가는 빅토리아가 괜히 노브라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바람성형외과 / 심형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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