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ㆍ에이즈' 발견자들 노벨의학상 영예>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virus)를 발견한 독일 하이델베르크 암연구센터의 하랄트 하우센 박사와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를 발견한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레-시누시(파스퇴르 연구소), 뤽 몽타니에(세계에이즈연구예방재단) 박사 등 3명에게 돌아갔다.
노벨상 선정위원회가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들 3명의 과학자에게 상을 안긴 것은 아직도 치료제조차 개발되지 않은 이들 바이러스 질환의 첫 발견 공로를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HPV와 HIV 바이러스는 주로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다는 공통점도 있어 노벨상 위원회가 아직도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성(性)' 관련 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HPV 발견부터 백신 개발까지 하우젠 박사 = 하우젠 박사의 업적은 암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HPV를 규명했다는 점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세계 첫 암 예방백신을 개발하는데 큰 단초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HPV바이러스는 유방암에 이어 전세계 여성들에서 두번째로 흔한 암인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
매 2분마다 세계 여성 중 1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1천여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만큼 여성에게 치명적인 암이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의 70~90%는 HPV가 원인이다. 하지만 사실상 전세계 자궁경부암 검체의 100%에서 발암성 HPV 유전자가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관관계는 흡연과 폐암의 상관관계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HPV 유형은 모두 200가지 이상이나 되지만 대부분은 무해하고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약 40종의 HPV가 성 접촉을 통해 생식기 점막을 감염시킨다. 이 가운데서도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발암성 유형은 15가지가 있다.
그렇다고 자궁경부암이 성생활이 문란한 여성에게만 발생하는 질병은 아니다. HPV 바이러스는 성 접촉이 한 번이라도 있은 여성이라면 80%는 일생에 한 번쯤은 감염될 만큼 흔하다.
즉 금욕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궁경부암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HPV는 반드시 성교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생식기의 단순한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때문에 콘돔으로는 자궁경부암을 완벽하게 예방하지 못한다는 게 의료계의 정설이다
이와 함께 HPV 바이러스는 수직 감염되기 때문에 출생시 감염된 산모로부터 감염되기도 한다.
의료계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자궁경부암의 연간 신규 발생건수가 1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기적인 암 검진 실시로 인해 유병률이 감소하긴 했지만 한 해에 4천여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서구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 발생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한 권고안에 따르면 성 경험이 있거나 만 20세 이상인 모든 여성은 매년 1차례씩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 에이즈바이러스 = 바레-시누시 박사와 뤽 몽타니에 박사는 1983년 세계 최초로 에이즈바이러스(HIV)를 분리하는데 성공한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세계적 석학이다.
미생물 분야에서 노벨의학상을 받는다면 당연히 이 두 사람이 영순위에 오를 만큼 이미 노벨의학상을 예약해 놓은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는 게 이 분야 의학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누시-몽타니에 박사팀이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들은 세계 처음으로 분리한 에이즈 바이러스를 입증하기 위해 당시 세계 최고의 미생물 석학이었던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로버트 갈로 박사에게 보냈다. 하지만 갈로 박사는 이 두 명의 연구자가 분리한 바이러스를 실수로 오염시켰다고 한 뒤 나중에 자신이 처음으로 분리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들 연구팀의 분쟁은 국가간 분쟁으로 발전돼 양국 정상간 다툼이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시누시-몽타니에 박사팀이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것은 그동안 다툼이 돼 온 에이즈바이러스 발견 공로를 이들의 것으로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울산의대 조영걸 교수는 "지난 5월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개최한 `에이즈 바이러스 분리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 두 석학을 만나 노벨의학상에 관한 좋은 소식이 있을때가 되지 않았냐고 덕담을 나눈 적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시누시 박사는 올해 4월 한국 백신연구소를 다녀가기도 했다.
조 교수는 "두 연구자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분리하기 전까지만 해도 1981년 미국의 동성연애자들에게 갑자기 출몰한 카포시육종과 폐렴의 발생을 두고 의과학자들이 연구에 골몰하고 있었다"면서 "에이즈 바이러스를 분리하고 난 후 이 분야의 진단과 치료 분야가 급격한 발전을 이룬 게 이번 노벨의학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현재 에이즈에 감염되고 난 후 10년 정도 지나면 진단이 되고 현재의 의학 수준으로 10년 이상 조절하면서 생명에 큰 지장없이 살수 있다"면서 "요즘 들어 마치 성인병과 같이 에이즈의 관리와 조절이 가능할 수 있게 된 것은 이 두 연구자의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10.06 20:17 | 최종수정 2008.10.06 21:28
20대 여성, 경상지역 인기기사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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