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축구를 하고 나면 몸은 땀으로 흠뻑 젖고 힘이 든다. 그래도 하고 나면 즐거움을 느낀다. 그런데 부모님이 시키시는 심부름은 힘이 들지 않지만 왠지 하기 싫다. 심부름은 재미가 없다.
행위의 목적성이 책임감과 의무감을 바탕으로 할 때 그 행위는 일이 되어 버린다. 행위의 목적성이 단지 즐거움의 추구에 있을 경우 그 행위는 놀이가 된다. 일은 갈망의 대상이 되지 못하지만 놀이는 갈망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일이 즐거움을 주는 갈망의 대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일에서 흥미와 재미를 찾게 되는 순간 일은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이 되는 것이다.
레크리에이션은 일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회복되다. 새롭게 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능동적이고 즐거운 행위를 말하기 때문에 휴식은 레크리에이션의 범주에 들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일이 레크리에이션이 될 수 있는가?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어떤 일에 주어진 책임감과 의무감의 무게보다 즐거움의 무게가 커져 능동적으로 행위하게 되었을 때 일은 곧 레크리에이션이 되는 것이다.
다음 문장을 보자.
"그는 불타는 사명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여기서 "사명감(使命感)"이라는 표현에 주목해 보자. 사명감이란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이다. 위 문장에서 "불타는 사명감"이란 "열정적 자세로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재해석 할 수 있다. 의사의 사명감, 교사의 사명감, 공직자로서의 사명감, 경찰로서의 사명감 등의 표현이 곧 잘 사용된다.
사명감이란 행위가 사회적 관념과 도덕적 양심에 어긋나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의사가 보험 회사와 짜고 허위 진단서를 작성한다거나 교사가 감정이 섞인 체벌을 하거나 촌지를 받는 경우, 경찰이나 공무원이 뇌물을 받고 일을 처리해 주는 행위는 사명감에 위배된다. 그들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서 만족은 있을 것이나 보람을 느낄 수는 없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할 때 그 일은 "보람"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준다. 어떤 일을 한 뒤 그 결과에서 자랑스러움이나 자부심을 느끼게해 주는 일의 가치가 "보람"이다. 어떤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보람감을 느끼게 되면 적지 않은 심리적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게 된다. 이러한 감정적 충실함은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 이 때부터 일은 놀이가 주는 재미와는 질적으로 다른 고급스러운 차원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며 갈망의 대상으로서 자격을 갖추게 된다.
학생은 말 그대로 직업이 학생이다. 따라서 학생에게 주어진 의무이자 일은 공부이다. 결과에 대해서 학생은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공부는 놀이가 될 수 없고, 놀이가 아니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하기 싫은 귀차니즘의 대상인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의 임무인 공부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니 공부와 사명감을 연결시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학생은 공부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기대는 애초에 해 본 적이 없다. 덕분에 한번 정해진 학교 등수는 큰 변화 없이 그 상태로 유지된다.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면 불타는 "사명감"으로 공부를 해보기를 진심으로 권고 한다. 그럼 그 결과에서 반드시 보람을 느끼게 된다. 두 세 번만 그 보람이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면 공부는 더 이상 일이 아닌 즐거움의 대상으로 변하여 다가온다. 사명감이란 것이 이런 마술을 부린다.
공부는 지식을 축적해 가는 행위이다. 자신의 두뇌 속에 지식이 쌓여가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정보는 더욱 더 잘 흡수가 되고 저장되고 유지된다. 또한 더 많은 정보를 더 잘 흡수하기 위해 두뇌는 자신의 정보 처리 및 저장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식의 축적을 즐기게 되는 "지적욕구(知的欲求)"가 발생한다.
지적욕구란 지식에 대한 갈망이다. 지적욕구가 바탕이 되는 공부를 하게 되면 학교 공부는 시험용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과목들의 지식이 한 데 어우러지면서 나의 통합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보다 더 수준 높은 "자유의지"의 발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며 이것이 교육의 원래 목적인 것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행한 공부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그 보람은 공부를 즐겁게 만들어 주며, 즐거움은 공부가 레크리에이션이 되게 한다. 또한 여기서 기인한 즐거움은 "지적욕구"를 발생시키며, 지적욕구는 내 자유의지의 수준을 높인다. 자유의지의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내 영혼이 그 만큼 더 진화한다는 것이며, 영혼의 진화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러한 학습에 대한 "사명감"과 "지적욕구"는 공신(工神)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 소양이면서 또한 가장 유용한 아이템이 된다.
출처 : 리센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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