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무한상상력
나의 상상력을 발동한다. 이름다운 상상이 아닌 부분도 허다하다. 하지만 상상이 항상 그럴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위안으로 삼는다. 특히 이상하게 한국을 폄하하는 쪽으로 흐르기도 한다.
도무지 가닥을 잡기 어려운 부분도 생겨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교육은 상상력을 권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적 상상력=뉴욕에 있는 DIA 아트센터는 오래된 창고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미술관으로 쓰고 있는데, 어떻게 저런 낡은 창고를 미술 전시장으로 쓸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 건축적 상상력에 놀라게 된다. 무겁고 단단한
고체인 건물의 용도와 형태를 그렇게 확 바꾸는 유연한 상상력이 대단하다.
◇체육적 상상력=한국이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서양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체육의 틀에서 애써 상위에 올라가 있는 동안 서양 사람들은 저 멀찍이 달아나 또 다른 스포츠를 만들고 있다.
지금은 정식 경기가
열리고 있는 윈드서핑.인라인스케이팅 등의 비교적 새로 나온 스포츠뿐 아니라 오토바이로 드럼통 올라가기.지프차로 암벽타기 등의 기발한 스포츠를
보면 우리나라는 체육적 상상력에서는 멀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가 '열심히 노력'해 그런 거 간신히 마스터하면 그들은 또 다른
스포츠를 만들어 즐기고 있다.
◇음식적 상상력=중국
사람들의 음식적 상상력은 천재적이다. 두부를 가지고 돼지고기.쇠고기.닭고기와 맛과 모양이 똑같이 나오게 만들어 놓는 걸 보면 기가 질릴 뿐이다.
반면 토종닭과 매운탕이 주종이고 영양탕이나 송어회가 가끔 끼여 있는 우리나라 가든의 메뉴를 보면 음식적 상상력이 척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폭력적 상상력=어떤 조폭은 돈을 안 갚는
사람을 묶어 한강 위에 거꾸로 매달아 놓아 돈을 받았다고 한다. 기가 막힌 상상력이다. 성폭력.시선폭력.전화폭력.존재폭력.학문폭력 등 폭력의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다.
◇범죄적
상상력=서해교전 희생자의 보상금을 가로 챈 사기꾼의 범죄적 상상력에 놀랄 뿐이다.
◇지리적 상상력=왜 꼭 북반구가 항상 위에 있어야 하는가? '다운 언더(한참
아래)'라는 별명이 붙은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은 북반구가 아래에 있고 자기 나라가 위에 있는 지도를 만들고 있다.
왜 지금의
국경들은 그렇게 그어져 있어야 할까? 다른 국경을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유럽은 언제부터 자신을 유럽이라고 부르고 우리를 동양이라고 불렀는가?
다른 구도의 경계가 그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정치적 상상력=한국 정치가들의 상상력은 예술가를 뺨친다.
◇엔지니어링적 상상력=한국의 자동차 회사들도 미래의
컨셉트 카라는 걸 만들지만 그것은 미래의 차가 아니라 다른 나라의 자동차 회사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컨셉트 카의 모방일 뿐이라는 점에서
엔지니어링적 상상력의 빈곤을 본다. 그 사이 서양에서는 벌레의 비행원리를 응용한 초소형 비행기 등 전혀 새로운 종류의 엔지니어링이 나오고 있다.
◇역사적 상상력=문익점이 한국에 목화를 전파한
위인이라고 배웠지만 요즘의 기준으로 보면 밀수범이자 산업 스파이다.
임진왜란 때 거북선이 큰 활약을 해 왜군을 무찔렀다고 배웠는데
왜 거북선은 한 척도 남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중요한 공적을 세운 전함이라면 단 한 척이라도 남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남아 있는 거북선은 모형 뿐이다. 역사를 다르게 구성해야 할 때가 올지 모를 일이다.
◇토목적 상상력=돈암동에 있는 H아파트를 보면 어떻게 저런 산비탈을 깎아
저렇게 살벌한 아파트를 지었는가에 대해 놀라게 된다. 도저히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지형이 아닌데 아파트를 짓는 것을 보면 토목적 상상력의
개가라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적 상상력=서로 전혀
연관이 없는 분야들을 한데 엮어 보는 거다. 예를 들어 철학과 경영학의 결합 같은 것이다. 경영학이 단순히 돈 더 버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재화의 관리에 대한 학문이라면 재화의 존재방식과 가치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반드시 개입돼야 할 것이다.
"남들보다 5분 먼저
출근하자!"류의 '경영철학'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심리학과 지리학을 결합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이런 건 이미 있는데, 지리적 지식이 어떻게
인간의 심리 속에 자리잡아 있는가를 따지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왜 한국사람들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만 보면 피가 끓는지.
◇예술적 상상력=맨날 미디어가 어떻고 정체성이
어떻고, 이런 남들 다 베껴 먹은 고리타분한 주제를 내건 전시가 아니라, 예술+지리, 예술+엔지니어링, 예술+체육, 예술+인류학, 예술+여행,
예술+음식, 예술+군사 등 다양한 조합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예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신 ⊂⊃∪∩⊆⊇∈∋ 등 다양한
기호들을 넣어 볼 수도 있겠다.
미래의 예술은 상상력이 좌우할 것이다. 사실은 과거의 예술도 그랬었다.
글쓴이 : 변화의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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