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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미용·패션 및

나잇살 극복 프로젝트

by 현상아 2006. 9. 27.
나잇살’ 극복 프로젝트
나이와 더불어 늘어나는 살이라 해서 몸매를 흐트러뜨려놓는 뱃살과 군살을 ‘나잇살’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그대로 나잇살을 방치하면 지방 비율이 높아지고 살찌는 것과 관계 없이 몸 자체가 허약해져서 성인병과 노화가 더 급속히 진행된다는 것. 즉, 우리는 미모는 둘째치고 건강을 위해서라도 나잇살이 찌는 현상을 역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잇살’ 제대로 알기
에디터는 올해로 서른이 되었다. 소설이나 TV 속 주인공들의 거창한 대사와는 달리, 서른 맞는 기분은 여느 해와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요즘 부쩍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을 느낀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딸린다고 해야 할까? 또 얼굴살은 급속하게 빠지는 데 비해, 밥을 많이 먹어도 반나절 지나면 쏙 들어가던 배는 그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 과학적으로도 인간의 몸은 서른을 기점으로 급격히 하강 곡선을 그리는 것이다. 노화의 진행으로 근육량과 여성호르몬은 30세가 지나면서 매년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기초 대사량도 덩달아 떨어진다. 기본적인 체지방을 태워주는 기초 대사량이 줄다 보니 옛날과 똑같이 먹어도 몸에 쌓이는 지방이 많아질 수밖에. 체지방의 분포 위치도 달라진다.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엉덩이와 허벅지에 주로 쌓이던 지방 세포가 복부로 집중적으로 이동한다. 즉 30대 이후 군살이 잘 붙고 배가 나오는 ‘체형의 변화’는 흔히들 말하는 ‘체질의 변화’가 아니라, 당연한 과학적 현상이라는 거다. 그리고 임신과 출산은 이러한 몸의 변화를 더욱 부채질한다.

나잇살의 대표적 유형
TV의 모 건강 프로그램에 모델이 나왔다가 ‘비만’ 판정을 받고 깜짝 놀라는 걸 본 적이 있다. 몸은 날씬했지만 체중에 비해 근육량이 너무 적고 체지방이 많아서 일어난 결과였다. 이 예는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다른 부분은 말랐으되 배에만 지방이 몰리는 ‘마른 비만’도 30대 이후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이런 사람들은 마른 체질을 믿고 운동도 거의 안 하면서 근육 만드는 영양소인 단백질을 제대로 챙겨 섭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몸이 말랐기 때문에 활력이 없고 그렇다 보니 기초 대사량도 남들보다 낮은 데다 운동을 해도 소모되는 체지방량까지 적어 통통한 사람보다 뱃살 빼기가 더 힘들다. 이들은 근육량을 늘리는 동시에 체중을 늘려야 한다.
통통족의 나잇살 고민은 하체에 집중되어 나타난다. 뱃살을 비롯해 허리 양쪽, 엉덩이 밑, 허벅지 안쪽에 쌓이는 살은 일단 ‘먹는 것’부터 절제해야 한다. 그렇다고 김치와 밥만 먹다간 탄수화물이 지방 축적을 촉진해 오히려 더 살이 찐다. 체지방을 태우는 데는 영양소인 비타민 B, 칼슘, 마그네슘 등이 필요하므로 ‘식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그리고 허리 양쪽, 브래지어 끈 아래 비어져 나온 옆구릿살은 ‘운동 절대 부족’으로 생겨난 대표적 현상이다.

비만과 셀룰라이트 구분하기
아랫배, 팔뚝 안쪽과 윗팔 뒷부분, 목선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부분, 발목 뒤꿈치, 허리 뒤쪽의 등, 허벅지 옆쪽의 울퉁불퉁한 부분은 통통하고 마르고를 떠나서 한 끗 차로 옷맵시를 확연히 떨어뜨린다. 소위 ‘아줌마 살’이라 불리는 이것은 노란 덩어리인 지방이 아니라 특정 부위에 피하지방이 쌓여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며 섬유소들이 엉킨 ‘셀룰라이트’다. 비만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면 셀룰라이트는 피부 자체를 울퉁불퉁하게 만드는 미용상의 문제다. 셀룰라이트는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심각할 경우) 시술을 통해 완화시켜야 한다.
Healthy Interview 여에스더 박사의 ‘나잇살’ 특강
소식 말고 ‘절식’
가정의학 전문의이자 중앙일보 의학 전문기자 홍혜걸의 아내로도 유명한 여에스더 박사. 그녀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심한 저체중에 근육량도 7~8kg씩 부족해 항상 비실대던 사람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고 식습관도 매우 불규칙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일이 힘에 부치는 데도 배를 비롯해 몸에 나잇살이 붙기 시작하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단백질 섭취와 근육량 늘리는 운동에 목숨을 걸게 되었다. 이렇게 직접 나잇살을 빼며 건강까지 챙긴 그녀의 노하우와 의학적 지식을 모아 지난 2월 말, 『나잇살』(랜덤하우스 중앙)이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녀가 가장 먼저 실천한 일은 ‘절식(節食)’이다. 절식은 음식을 끊는다는 뜻도 아니고, 무조건 적게 먹는 ‘소식’과도 달리 음식의 양이 아니라 칼로리를 줄여 먹는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갈비 3~4점과 채소가 듬뿍 담긴 접시 중 부피는 크지만 칼로리가 적은 채소를 택하는 식이다. 가장 이상적인 절식은 평소 자신의 식습관 중 30%의 칼로리를 줄이는 것인데,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절식이 노화를 늦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문제는 영향 균형을 맞추면서 절식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
나잇살 관리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영양소는 당연히 단백질인데, 이것을 충분히 섭취해야 근육량이 줄어들지 않는다. 또 음식이 소화, 흡수, 배설되는 과정에서도 단백질은 다른 영양소보다 훨씬 더 많은 열량을 소비하고, 피부는 탄력 있게, 머리카락은 윤기나게 만들기 때문에 하루에 적당히 섭취하면 주름이 덜 생기게 하는 역할도 한다. 단, 삼겹살이나 갈비는 단백질이라기보다 지방에 가까우므로, 지방이 적은 사태살이나 홍두깨살로 짜지 않게 푹 삶아 조리한 살코기를 자주 먹어야 한다. 또 지방을 너무 줄이면 몸 면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필수 지방산이 많이 든 등 푸른 생선을 1주일에 두세 번은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기본 150~200kcal를 유지하는 그녀의 식단도 그래서 아침과 저녁은 잡곡밥 반공기, 점심은 2/3공기에, 반찬은 두부, 생선 1토막이나 닭고기, 각종 야채, 콩이나 삶은 달걀 등으로 구성해 절식을 실천 중이다. 특히 아침을 절대 거르지 말고 두부라도 남은 국이나 찌개에 데쳐 먹으라고 말한다.

살 빼는 운동은 따로 있다
나잇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절식이라면 절식으로 어느 정도 줄인 나잇살을 관리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운동이다. 그러나 운동은 한 번 시작하면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을 택해야 한다. 한동안 운동을 많이 하다 나이 들어 운동량을 줄이면 오히려 허리 둘레에 살이 찌기 때문이다. 또 너무 격렬한 운동은 운동을 하는 동안 포도당 같은 탄수화물을 운동의 원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체지방은 그다지 빠지지 않는다. 따라서 대표적인 나잇살인 뱃살을 빼기 위해선 땀을 뻘뻘 흘리는 힘든 운동이 아니라 빠른 걸음으로 걷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장시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춤추기, 계단 오르기, 골프,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으로 직접 뱃살을 빼면서 덤벨 운동, 윗몸 일으키기 등의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근육량이 늘어나면서 기초 대사량이 증가해 같은 운동을 해도 체지방이 더 많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생활습관이 바뀌어야 나잇살도 빠진다
여에스더 박사의 경우, 식습관은 잘 챙겨 지킨다 해도 병원에서 오래 머무는 일이 많아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그래서 병원을 오갈 때나 병원 내에서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도 했다. 취재 갔을 당시에도 그녀의 진료실에는 신고 있던 신발 빼고도 두세 켤레의 편안한 신발이 더 있었는데 어떤 것은 패션을 해치치 않는 한 출퇴근 길에 신기도 하고, 부득이하게 인터뷰나 방송 건으로 정장을 입어야 할 경우에는 병원 내에서만 편안한 단화로 바꿔 신고 다닌다. 옷도 마찬가지. 중요한 약속이 없는 날에는 대부분 캐주얼한 티셔츠 상의와 패션 트레이닝복을 입고 캐주얼 단화를 신고 출근한다(병원에서는 가운에 가려지니까). 이렇게 길거리 또는 회사 안을 끊임없이 걷는 습관 말고도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체지방이 타서 몸 밖으로 나갈 때도 물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물만 많이 마셔도 1년에 2.5kg의 체지방이 줄어든다. 간혹 물을 마시랬더니 음료수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콜라 같은 탄산음료나 우유는 체내 정화 작용이나 혈액 청정 작용을 못하기 때문에 거의 ‘음식’으로 간주된다. 또 술은 영양소는 하나도 없으면서 칼로리는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높고, 심지어 체지방이 타는 것까지 방해해 나잇살의 대표적인 적으로 꼽힌다. 사실 늘어놓고 보면 뻔한 말 같지만 그대로 실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노력 여하에 따라 나의 30대 후반이 5년 더 젊어지고 40~50대에는 10년 더 젊고 탄력 있게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올여름부터 나잇살 빼기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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