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박멸’이라는 섬뜩한 구호를 내세우는 안티기독교운동은 이제 가상 공간에서 그치지 않고 일상의 현실로 힘을 뻗쳐나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기독교를 비하하는 ’개독교’라는 용어는 네티즌들 사이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학자들의 토론회에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박봉상 목사)가 주최한 안티기독교 관련 토론회에는 안티기독교운동의 중심에 있는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반기련.www.antichrist.or.kr)의 이찬경 회장이 발제자로 나와 기독교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반기련은 2003년 창립 선언문에서 “이 사회에서 기독교가 더 이상 패악질을 일삼지 못하도록 기독교를 박멸하겠다”고 밝힌 단체이다.
그 뿐만 아니라 숭실대 기독교학과 동문 6명은 지난달 한국 기독교의 문제점을 성찰한 단행본 ’개(開)독교를 위한 변명’을 펴내기도 했다. 기독교를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종교가 아니라 열려 있는 종교로 만들어나가자는 의지를 밝힌 책이다. 책의 제목이 보여주듯 이들에게 ’개독교’는 현실적인 힘을 가진 용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희환 예수비전교회 담임목사는 ’목회와 신학’ 신년호에서 “안티 기독교인들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은 날이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비판의 내용도 정교해지고 있다”면서 “그에 반해 기독교계는 안티기독교운동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대책도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은 안티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기독교를 비판하는 11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소개했다.
안 목사는 안티기독교인들이 기독교를 비판하는 첫 번째 이유로 ’기독교인에게 상처 받은 일’을 들면서 어느 네티즌이 어린시절 교회에 갔다가 헌금액수에 따라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 때문에 안티기독교 정서를 갖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안티기독교인들이 기독교를 공격하는 좋은 소재로 이른바 ’에어컨 장’이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몇년전 교인과 불륜 관계가 들통나자 에어컨 실외기에 매달려 있다가 추락사한 목사의 이야기이다. 기독교 지도자들의 부도덕성이 안티기독교 운동의 주요 배경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중대형 교회의 세습 △비과세 △군부독재시절 조찬기도회 등 권력과의 밀착 △친일 활동 △단군을 섬기지 않는 등의 반민족주의적 성향 △집회에서 “사찰이 무너지게 해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는 등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 △모두가 죄인이라고 하는 교리에 대한 거부감 △구약성서에 나오는 잔인한 명령 등도 기독교를 공격하는 주요 소재라고 안 목사는 밝혔다.
안 목사는 안티기독교운동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회 자정운동 △교회세습 등 잘못된 부분은 고치되 기부금 성격을 가진 세금문제에 관한 교회 입장은 적극적으로 홍보 △역사상 과실에 대한 참회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적 행위 중단 △인터넷을 통한 적극적 사역활동 등을 제시했다.
’목회와 신학’ 신년호는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한국교회언론회의 안티기독교 관련 토론회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라영환 개신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김광건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학 교수, 이장형 백석대 기독윤리학 교수의 논문 등 안티기독교운동의 역사적 배경 등을 특집에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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