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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디자인 및

천연 냉방되는 한옥 VS. 청량감 준 아파트

by 현상아 2008. 8. 6.

전통가옥을 고수하는 북촌한옥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여름을 나고 있을까? 아파트 내부를 최소한의 노력으로 시원하게 꾸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상들의 지혜가 살아있는 한옥의 여름나기 집 꾸밈과 아파트 내부의 시각적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쿨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알아봤다.               

앞마당 있는 자연통풍 친환경 한옥, 만경재와 봉산재

한옥생활을 동경해 오던 시어머니와 의기투합하여 강남의 아파트를 과감히 떠나 계동 한옥'만경재'로 이사온 강인실(52)씨. 여름 한옥의 최대 강점을 물어보자 주저없이 시원한 바람이 집안 구석구석까지 술술 들어오는 '천연 입체 냉방'을 꼽는다. 강씨는 "ㅁ 자형 마당을 중심으로 집 전면에 미닫이 창호지 문이 달려 있어요. 대칭되는 집 후면에도 창호지 문이 달려있어 전부 활짝 열어두면 시원한 바람이 술술 들어와요. 덕분에 올 여름은 선풍기나 에어컨 한번 안틀었죠."라고 자랑한다. 창호지문은 한낮엔 햇빛을 가려주고 통풍과 습도조절까지 해내어 유용하다.


 

 

▲ 한여름에도 통풍이 뛰어난 계동한옥 '만경재'

 

각 부실은 거의 모든 가구를 치우고 붙박이장에 살림살이를 수납했더니 생활하기도 편하고 바람이 잘 통해 더욱 시원해졌다고. 강인실씨는 “바닥은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친환경 장판을 깔고 집안 전체에 황토 바르는 시공을 하고 나니 '살아 숨쉬는 집'인 것이 몸에 와 닿아요. 집안이 눅눅하지도 않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답니다. 시부모님과 아이들까지 모두 열대야도 잊고 살아요."라고 자랑한다.

가회동 입구에 있는 아담한 구조의 한옥 봉산재는 한국 전통의 미를 널리 알리는 작업에 앞장선 서울산업대학교 디자인학과 나성숙 교수의 작업실 겸 동네 사랑방이다. 봉산재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간은 작업실과 연결되어 있는 거실이다. 나교수는 "불볕 더위가 시작 될 땐 거실 앞뒤 문을 활짝 열고 화단에 시원한 물을 끼얹어 열기를 식히죠. 집안 온도가 덩달아 싹 내려간답니다."라고 말한다. 좁은 면적이나마 마당에는 흙을 채우고 한 켠에는 크고 작은 화초를 가꾸니 보는 재미도 있고 시멘트와는 달리 지열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와 만족스럽다고.


1 '만경재'의 각 부실은 거의 모든 가구를 치우고 붙박이장에 살림살이를 수납했더니 생활하기도 편하고 바람이 잘 통해 더욱 시원해졌다.
2 '봉산재'에서는 작업실겸 거실의 앞뒤 문을 활짝열고 마당에 물을 뿌려 시원한 여름을 난다.

가회동 이명박 대통령 당선당시 한옥, 안국동 게스트 하우스 등 100여 채의 한옥을 고쳐지은 한옥전문 건축가 북촌HRC의 김장권 대표는 “아파트나 일반 주택과 비교 했을 때 한옥이 여름에 더 시원한 이유는 한옥의 과학성을 잘 드러내주는 대류 현상 때문이다. 안마당인 중원이 여름 볕에 뜨거워지는 반면, 뒷마당이나 처마가 있는 남향의 건물 뒤는 그늘지고 나무가 있어 중원보다 공기가 서늘하기에 바람이 없어도 집에서는 자연스럽게 대류현상이 생겨 시원해 진다.”고 설명한다. 김대표는 한옥의 특징을 응용해 아파트를 시원하게 꾸밀 수 있는 아이디어로 “환기를 위한 창과 문 열기, 실내에 커튼 대신 창호지문 달기, 벽과 바닥을 황토로 마감하기, 마감재로 목재 사용하기”등을 추천했다.

아파트 쿨 인테리어는 홈 드레싱으로 뚝딱   

이사 온지 1년 된 신혼집을 시원하게 꾸며보고 싶었던 박정선(34)씨는 거창한 리모델링 대신 포인트 시공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홈 드레싱(Home Dressing)'을 시도했다. 홈 드레싱은 영국과 서구에서는 '하우스 아파트 드레싱'이란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구조변경 없는 레노베이션을 말한다. 건축물을 개, 보수하는 레노베이션과는 달리 홈드레싱은 기본적인 마감재, 가구, 조명, 패브릭 등을 이용해 스타일을 바꿀 수 있어 공사가 크지 않아 시간과 비용면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박씨가 여름 느낌 홈 드레싱를 시도한 곳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과 부엌, 서재 공간. 먼저 거실 벽면은 기존의 브라운 톤에 블루 소재 벽지를 포인트 컬러로 주어 청량감을 강조했다. 커튼 역시 블루톤을 선택, 큼직한 플라워 프린트의 린넨 소재와 투명한 아사소재를 매치해 빛을 적절하게 가리고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부엌은 커다란 거울을 맞춤 제작해 공간이 탁 트여 보이고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연출했다.

▲ 홈 드레싱으로 집안 온도 낮춘 박정선씨의 아파트.

소품은 투명한 아크릴 소재 샹들리에를 선택해 시원함과 독특한 재미를 주었다고. 서재는 메탈소재의 맞춤가구로 소재가 주는 시원함과 실용성을 십분 활용했다. 부피감은 줄이고 프레임을 살리니 답답해 보이는 면적이 줄어들어 좁은 공간에서도 탁트인 느낌을 줄 수 있게 되었다고. 박씨는 “부실 전면을 개조하지 않고 가구와 벽면, 창문에 간단하게 변화를 준 것만으로도 시각적 효과는 만족스러워요. 공사도 벽면 벽지공사와 커튼설치를 포함에 2일에 간단하게 끝내 간편했어요.”라고 말한다. 

홈드레싱 전문가 인테리어 스튜디오 가라지의 박창민 실장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내 집에 맞는 공간을 꾸며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홈 드레싱으로 작은 평수에서도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시원한 여름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베이식 컬러인 브라운, 화이트, 베이지에 자신이 좋아하는 시원한 계열의 포인트 컬러를 한가지 정도 더하면 세련된 느낌으로 연출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3 맞춤 식탁으로 홈드레싱한 서효경씨 집 부엌.
4 창문에는 글루건으로 하늘색 큐빅을 붙여 장식해도 효과적이다.
5 재질감 있는 소재의 벽지에 큼직한 레트로풍 무늬 커튼을 매치해도 시원한 느낌을 강조 할 수 있다.

오픈 키친 스타일의 심플한 주방에 내츄럴하고 모던한 느낌의 맞춤 식탁을 제작한 서효경(28)씨도 맞춤가구로 홈드레싱을 시도했다. 세로 무늬결이 살아있는 나무 상판에 가는 스테인리스 프레임을 고정시킨 맞춤식탁을 놓으니 너무 차가워 보이지 않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주방이 완성했다고.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최지아 실장은 "식탁을 바꿀 수 없다면 모던하고 컬러풀한 디자인의 플래스틱 소재 의자를 매치하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시크한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옥양식을 아파트 안에 들이고 싶다면 한옥문화원의 한옥 인테리어 강의를 이용해보자. 황토와 목재를 이용한 한옥식 시공방법을 배울 수있다.


 

글 이현진 기자 | 사진 이경호 기자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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