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만사 이모저모/지금여기

놀라운 장난꾸러기

by 현상아 2006. 10. 22.
놀라운 장난꾸러기가 세상에 나타나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구나
이 글을 에오에게 바친다

[폐허의 붓다]를 좀 수정하려 한다
본래 미혹되지 않음은 미혹됨을 푸는 과정이지
따로 미혹되지 않음이 있는게 아니다
붓다들은 가만히 둬도 될 중생을 미혹시킨 뒤
다시 그걸 풀어대니 장난꾸러기 아닌가
한 번 미혹되고 거기서 풀리면
미혹에 대한 백신이 당신 안에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그 예방접종의 마지막 단계다


@자살에 대해서

자살하고 싶다면 자살해야지
살고 싶다면 살아야 한다
그런데 자살은 분명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고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자살이 절대선이라는 생각은 오류다..
절대악도 아니지만..


@사회의 부추김으로 살아왔다는 것에 대해서
24시간 내내 생사를 신경쓰는 사람이 있던가?
당신은 그저 살았을 뿐이지 누가 부추겨서 산 건 아니다
죽고 싶으면 죽으면 된다
그런데 거기에는 환경적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
자살자들을 관찰해보면 분명 그 자살에는
환경적 요인이 있다
어떤 자는 환경으로부터의 고립이
자살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그건 역으로 "고립된 환경"이
자살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렇다면 사회의 부추김으로 자살하는게 되겠군..

100퍼센트 환경으로부터의 고립이 가능한가 고찰해보자
에드몽을 몽테크리스토 섬에 10년을 가둬도
거기엔 나름대로의 환경이 있다
단지 비자연적인 환경일 뿐이다
그러니 자살을 하는 것이다
에드몽은 탈출했지만.....
당신은 어떨까...


@무력함에 대해
이 세상 어떤 존재도 완전히 무력할 순 없다
메퀘한 냄새를 풍기는 시체조차
그 냄새를 맡고 있는 당신 얼굴을 일그러지게 한다  
죽어서도 남에게 폐를 끼치며
또한 도움을 주는 게 자연이다

@의식이 죽음의 체험을 자각한다는 것에 대해
이건 육체와 정신을 이분한 것이므로
더 말할 게 없다. 이미 앞서 충분히 기술했다
윤회에 대해서도 질리게 이야기했으므로 더 할게 없다

@두가지 공안에 대해
철저히 사고하기,철저히 명상하기..
앞서 질리도록 언급했지만
육체 감성 지성 폭주는 바보짓이다
시체연습과 지성감시 뿐이다..결국 같은 짓이지만..
그런데 그렇게 한다해도 절대적 깨달음은 없다
흥분을 가라앉히는데는 효과가 있겠지
철저히 사고하기에서 요런 말이 나온다
"당신의 존재 이유를 찾으라"
어쨌건 꽤 괜찮은 공안임에는 틀림없다
질문을 끝내기 위해선 이 방법도 어느정도 유효하다..
그런데 난 다른 공안을 주련다
"아무런 전제없이 사고하라"
이 전제에는
에오가 옳다는 믿음
라즈니쉬가 옳다는 믿음
윤회에 대한 믿음
절대적 깨달음에 대한 믿음...이 싸그리 들어가니
주의하기 바란다
더불어 "당신의 존재 이유를 찾으라"는 공안이 과연
필요하다...라는 믿음조차 여기서 예외가 되지 않는다
정말 제 정신을 갖고 있는 자라면
어떤 질문이 주어질 때,
우선 그 질문 자체를 의심할 것이다  
수능에 익숙해진 일부 개체들은
문제를 보면 우선 풀고 보는 경향성이 주입되는데
이 때, 문제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5개의 보기에 답이 없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할 여유가 당신에게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더 할말이 없다  
아무런 전제 없다 함은 이것이다
이 때, 사고는 이미 사고가 아니다

두번째 공안도 마찬가지..
의도적으로 그 틈새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의심해보라
그 틈새를 유지하면 무엇이 어떻게 되는가
무엇이 어떻게 되어 당신이 원하는 걸 이루게 되는가
도대체 당신이 원하는게 뭔가
과도자극,부족자극에 동요하지 않는 완전독립?
정말 그런가
정말 그렇다면 그런거지 뭐..바이바이
그런데 당신이라는 존재가
환경과 고립되어 형성된 게 아니라는 걸 통찰해본다면  
당신이 절대적인 깨달음을 원한다는  
그 동기마저 환경적 요소를 완전배제한 채 생겨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개체가 적응하여 살아가는 환경에
혼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열등한 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은 범인들보다는
창조적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다
무엇인가 다른 세상을 원하기 때문에..
현재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개체들일 수록 환경에 대한 반응은 극단적이다
그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환경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자기가 선호하는 환경으로 개조한다  

2. 환경에 대한 상대적 무력함을 느끼고
개체내부로 도피한다

후자의 경우,
일부는 정신병원으로 실려가고
일부는 절대적 깨달음을 목표로 하는
"선사"라는 간판을 단 돌팔이 의원에 스스로 입원한다  
 
그럼 여기 키보드를 두드려대는 개체는
전자가 옳아..라고 하는 걸까?
굳이 말하자면 비자연적인 환경보다는
자연스런 환경을 선호하긴 한다
그래서 가능한 이 글도 빨랑 쓰고 쉬고 싶다
눈 아파죽겠는데도 글을 쓰는 이유는
단지 쓰고 싶기 때문이지만, 폭주하고 싶진 않으니까
어차피 깨달음은 사방천지에 널려 있다
그 중 한 줌을 손에 쥐고 컴퓨터에 뿌려 댄들,
별로 대단할 것도 없다

선사는 "지금을 남김없이 살라"고 한다
에오는 "지금 여기서 계속 죽으라"고 한다
에오킬러는, "생사를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당신은 여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니 계속 신경쓰지 말라...고 하면
반대로 신경쓰겠군...이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에오한테 한번 걸렸으니, 괜찮겠지 뭐


에오킬러가 유쾌하게 경전을 읽고 있는데
에오가 물었다
"야,그거 재밌냐?"
에오킬러는 말한다
"킥킥,만화책보다 재밌어,너두 읽어봐"

..라고 생각하는 내가 지금 요기 있게, 없게?  


출처 : 20010523. 재밌는 만화책

'세상만사 이모저모 > 지금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쓸데없는 화제에 대한 고찰 외  (0) 2006.10.22
우주와 티비,그리고 핵폭탄  (0) 2006.10.22
자연에 대한 고찰 외  (0) 2006.10.22
선글라스  (0) 2006.10.22
문제의 본질에 관한 고찰  (0) 2006.10.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