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의 형이하학
- 오르가즘
정신의학이 지목한 불감증의 원인들이 대개 여성의 수치심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感 또는 不感
나이가 젊을수록 성에 대해
적극적이며 더구나 솔직하다는 것을 어여삐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여성들이 선뜻 주장하지 못해 온, 어떤 권리이기도
한 오르가즘에 대해 논하자면 더욱이 그럴 것이다. 여론이란 실은 그 누구의 의견도 아니다. 그러나 20대 주부들이 섹스를 요구하는 빈도가 남편과
거의 같다고 발표한 설문조사엔 무작정 믿어 버리고 싶은 구석이 있다.
오르가즘은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인지라 느낌을 언어로 옮기는 것과 게다가 수치화하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오르가즘에 따르는 보편적인 생리현상은 과학자들이 잘 정리해 놓았다 : 오르가즘이 다가오면 질 바깥(입구)쪽 1/3이
부풀어오르다가, 오르가즘에 도달하면 이 부분 근육이 3초 가량 수축하며 경련을 일으킨다. 또한 항문괄약근과 함께 질이 0.8초 간격으로
3∼15회 가량 강하고 율동적으로 수축한다. 마치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처럼. 실제 경험은 일천한데, 귀동냥과 포르노영화로 중무장한
남성은, 여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특히 절정의 순간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여성이 오르가즘에 가까이 다가가면, 찍소리
못할 정도로 호흡이 불규칙적인 경우가 많다. 남은 숨넘어가게 생겼는데 도대체 무슨 고함을 질러 달라는 소린가.
사랑하는 상대와
섹스를 통해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것이 남의 이목을 포함한 모든 의미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1976년 하이트(Hite)가 내놓은 보고서가, 미국
여성 중 80%가 자위행위를 통해 오르가즘을 맛보면서도 실제 섹스에서는 30%만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들통냈다. 여성의 자위행위는 거의
음핵(클리토리스)을 자극하는 것이며, 그 유명한 킨제이보고서도, 대부분의 여성이, 섹스 도중 어떤 식으로든 음핵을 자극하지 않으면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못하겠더라, 는 자백을 싣고 있다. 문제의 핵심 음핵. 지금까지는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 외에 음핵의 다른 기능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크기, 위치, 장소는 다를지언정 모든 영장류 암컷은 음핵을 지니고 있다. 일부다처제를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만들기 위해 음핵을 절제하는 일부 아프리카·이슬람국가의 불운한 여성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오르가즘은 음핵을 물리적으로 자극함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므로 망측하지만 전혀 사랑하지 않는 상대와 섹스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자주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자랑하는 매춘부들이 있으며 심하게는 강간당하며 오르가즘을 느낀 여성들도 있다. 여성이 신체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거나, 지나친 수치심, 또는
섹스에 대한 넌덜머리나는 기억 때문에 불감증인 경우가 분명 있다. 그러나 여성의 신체·정신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불감증의 원인은 무지한, 성의가
부족한, 기술적으로 서툰 남성 탓인 셈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고의 오르가즘 왕국은 남태평양 쿡 제도의 망가이아(Mangaia) 섬사람들이다.
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이 섬 여인들은 한 번 섹스에 평균 두세 번이나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었다. 비결은 조기 성교육 시스템에 있다. 이 섬
소년들이 사춘기가 되면 경험이 풍부한 중년 여인들로부터 비법을 전수받는다. 여성에게 최고의 쾌감을 선사하는 기술인데, 거의 실험·실습이고 골치
아픈 이론교육은 뒷전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실 비법이라고 해서 유별난 건 아니고, 우리 또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온 것들, 그 중에서도
전희와 음핵 자극에 보다 충실할 뿐이다. 모든 공교육에는 평가와 상벌이 따른다. 망가이아 섬 남자가 여성을 만족시키지 못할 땐 신분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변태적이며 전설적이지만, 옛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사랑도
감동적이다. 여성에게 최고의 오르가즘을 선사하기 위해 독벌레를 이용한 종족이 있었다. 독침에 쏘여 무지막지하게
부풀은 성기가 질 주변 살을 질 안쪽으로 밀고 들어감으로써 음핵을 강렬하게 자극하면 이웃 종족 여인들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맹독에 쏘인 성기는 마비가 풀리는 한 시간여 동안 사정은 고사하고 거의 감각조차 없었다니. 남성이 사정한 후 30분 정도가
지나면 정액과 여성 분비물이 섞인 하얀 구슬 같은 게(플로우백, Flow-back) 질에서 흘러나온다. 포유류와 조류 암컷은 모두 플로우백을
배출한다. 재미난 것은 플로우백에 포함된 정자의 수가 여성의 오르가즘에 직결된다는 사실이다. 사정과 오르가즘이 시간적으로 일치할 때 플로우백엔
정자가 조금밖에 없지만, 오르가즘이 없을 때는 정자가 많다.
오르가즘이 질 내부 압력을 높여 정자를 자궁으로 빨아들이기 때문이며,
음핵이 임신을 촉진시키기 위해 진화해 왔다는 이론적 근거가 된다. 음핵과 임신에 관련된 학설이 또 하나 있다. 사정 직후 곧바로 여성이 일어서면
정액은 질 밖으로 흘러내리게 된다. 그러나 격렬한 오르가즘을 느끼면 피곤하고 잠이 와 일어서기가 싫어진다. 인간이 주로 밤에 섹스를 즐기며,
섹스를 마친 여성이 쉽게 잠드는 이유 또한 임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아무튼 오르가즘이 싫다는 여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여성의
오르가즘이 없다면 남성 또한 성적으로 온전히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느끼는 여성은 오르가즘을 말할 필요가 없다. 느끼지 못할 때 오르가즘은
무성한 말이 되고, 안타까운 은유, 즉 형이상학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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